범어사-성주사 충돌… 갈등의 골 깊어져
범어사측 스님·신도 5백명 성주사 진입 시도… 경찰, 스님 연행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주지교체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성주사 진입을 시도하던 범어사‧안국선원 스님과 신도들이 성주사 신도회와 충돌했다.
범어사와 총무원 측에 따르면 25일 오전 9시께 성주사 주지 무관스님이 경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성주사 신도 200여 명에 의해 막혀 철수했다. 이후 오후 2시께 대절버스 8대에 나눠 타고 성주사 입구에 도착한 범어사와 안국선원의 스님 30여 명과 신도 500여 명이 성주사 진입을 재시도했다.
물리적 충돌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창원 중부경찰서는 1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여신도들이 다수인 점을 감안해 여경 30여 명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신도 1명이 다쳐 병원에 이송됐다. 스님 수명도 경찰에 연행됐다.
성주사 신도회 측은 “무관스님이 성주사를 접수하기 위해 동원한 인원이 500여 명에 달했다”며 “안국선원 초이틀 법회에 참석한 신도 350~400여 명이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총무원 관계자는 경찰이 집회신고를 낸 성주사 신도들의 집회를 보호하기 위해 막는 것이라고 했지만 사찰 출입로를 봉쇄한 것은 과잉이라고 경찰을 비판했다.
◆“진입 저지 월권행위”… “신뢰 저버린 행태”
무관스님은 지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계종 종헌종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주지로 임명됐다”며 “성주사에서 이를 저지하는 행위는 월권행위로 성주사에 들어갈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주사 전 주지 원정스님은 “이번 사태를 두고 원만하게 잘 풀어가고 싶지만 이미 신뢰를 저버린 상황이라 매우 안타깝다”며 “범어사가 왜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하는지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주사 신도회는 “성주사에 떳떳이 들어올 수 없어서 안국선원 신도들을 동원했느냐”며 “무관스님이 왜 안국선원 신도들을 데리고 성주사를 접수하러 오느냐”고 항의했다. 이번 충돌로 신도들 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범어사 측은 성주사 신도들이 주지 무관스님의 경내 진입을 차단하고 있는 것과 관련 명도 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