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0대 가문 자산 1240조… 5년 새 53% 증가

2014-09-25     유영선 기자

범삼성家·범현대家 비중 54.6%로 절반 넘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재계 10대 가문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1240조 원으로 5년 새 430조 원(53.4%)나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문에 속한 기업의 매출액은 400조 원으로 같은 기간 50%나 늘었다.

24일 CEO스코어가 자산순위 국내 100대 그룹에 포함된 10대 가문의 최근 5년간 자산과 매출·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자산은 1244조 6000억 원으로 2009년 810조 원보다 5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열사수는 820개에서 985개로 20% 늘었다.

10대 가문의 자산은 재계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는 100대 그룹의 70.9%에 달하는 규모다. 법인세를 납부하는 국내 46만여 개 전체 법인(2012년 기준 3720조 원)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 재계의 10대 가문은 이병철家(범 삼성), 정주영家(범 현대), 최종건家(SK), 구인회家(범 LG), 신격호家(범 롯데), 허만정家(GS), 조중훈家(범 한진), 김종희家(한화), 박승직家(두산), 조홍제家(범 효성) 등이다. 이들 10대 가문의 매출도 같은 기간 796조 6000억 원에서 1193조 원으로 49.8%나 늘었다.

10대 가문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을 비롯한 신세계, CJ, 한솔그룹이 속한 이 씨 패밀리로, 2009년 222조 6000억 원에서 386조 원으로 73.4%나 증가했다.

삼성그룹 자산이 331조 원으로 5년 간 139조 원 늘어 범 삼성가에서의 비중도 8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세계와 CJ가 각각 25조 2000억 원과 24조 1000억 원이었고, 2009년 대비로는 13조 원과 11조 원 증가하며 외형이 2배가량 불었다.

한솔도 4조 3000억 원에서 5조 3000억 원으로 23.2% 늘었다. 2위는 범 현대가로 100대 그룹에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현대백화점·KCC·한라·현대산업개발·현대해상화재보험 등 총 8개 집단이 속해있으며 자산은 292조 4000억 원이었다. 5년 전에 비해서는 61.9% 늘었다.

이들 삼성과 현대차, 양대 그룹이 10대 가문 내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54.6%로 절반을 넘었고, 5년 전 49.8%보다도 4.8%포인트 높아졌다.

이어 SK의 최 씨 가문이 145조 원으로 3위에 올랐고, LG·LS·LIG·희성·LF 등 범 LG 구 씨 가문이 130조 7000억 원으로 4위였다. 5년 전보다 SK는 58조 원(65.9%), 범 LG가는 30조 원(29.2%) 증가했다.

이어 롯데와 농심의 범 롯데 신 씨家(96조4천억 원), GS 허 씨家(58조 원), 한진·한진중공업·메리츠금융의 범 한진 조 씨家(51조 원), 한화 김 씨家(36조 8000억 원), 두산 박 씨家((30조 원)가 뒤를 이었다.

효성과 한국타이어의 범 효성 조 씨 패밀리는 19조 원으로 범 금호 박 씨 패밀리를 7000억 원 차이로 따돌리고 10대 가문의 말석을 차지했다.

5년간 몸집이 가장 많이 불어난 곳은 범 삼성가(73.4%)였고, SK(65.9%)와 범 현대가(61.9%)는 6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범 효성가도 52.7%로 덩치가 절반 이상 커졌다. 반면 두산은 12%로 10대 패밀리 중 자산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매출액 규모는 범 삼성가와 범 현대가가 373조 원과 262조 원으로 나란히 1, 2위였고 자산 순위 4위인 범LG가 160조 원으로 SK(157조 원)를 앞질렀다.


GS가 68조 5000억 원으로 5위였고, 범 롯데가(67조 8000억 원)→한화(38조 5000억 원)→범 한진가(33조 1000억 원)→범 효성가(17조 1000억 원)→두산(13조 3000억 원) 순이었다.

10대 패밀리의 외형이 5년간 크게 확장된 것과 달리 순이익 규모는 47조 원에서 50조 원으로 6.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순이익률도 2013년 4.2%로 5년 전보다 1.7%포인트 낮아져 내실은 허약했다.

게다가 범 삼성가와 범 현대가가 10대 가문에서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이 65.8%에서 79.3%로 크게 높아져 양대 가문이 재계의 이익을 쓸어 담은 셈이 됐다.

실제로 범 삼성가와 범 현대가 외 에 SK하이닉스를 인수한 SK(73.2%), 적자에서 6000억 원 흑자로 돌아선 두산, 적자 폭이 줄어든 범 한진가를 제외한 나머지는 5년 전에 비해 순이익이 최고 64%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범 LG가 -63.8%, 범 효성가 -55.2%, 범 롯데가 -37.9%, 한화 ?12.9% 등이었고, 2조 원의 순이익을 냈던 GS는 적자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