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일정 중 찾을 한국 성지는?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일정 중 사목 방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기도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에서 한국 성지를 찾아 기도와 참배로 한국 순교자들에게 경의를 표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대표적인 한국 성지는 성(聖)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가 있는 충남 당진의 ‘솔뫼성지’다.
솔뫼성지는 소나무가 많아 산을 이뤘다는 뜻으로,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와 증조 할아버지 김진후, 작은 할아버지 김종한, 아버지 김제준까지 4대의 순교자가 살던 곳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못자리’로 불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오후 솔뫼성지를 방문, 김대건 신부의 영정에 장미꽃을 바치며 기도한다. 성지에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와 제3회 한국청년대회에 참가한 젊은이들과 성소자(사제 또는 수도자를 지망하는 사람), 당진 지역 주민 등 1만 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대건 생가터에서부터 걸어서 이동하는 교황은 길 위에서 희귀병, 암 등 병마와 싸우는 환자, 불임을 극복한 부부 20여 쌍과 그들의 자녀를 만난다.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봉헌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한다. 순교자들이 형조에서 끌려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시복 미사의 첫 걸음을 시작해 광화문 앞에서 순교자들이 인간 자유의 선각자이며 복된 이들임을 선포하게 된다.
서소문은 200여 년 전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형조에서 ‘인륜을 저버린 패륜의 죄인’이라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처형된 곳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곳에서 화동과 함께 현양탑 앞 제대에 헌화를 한다. 이 자리에는 서소문에서 순교한 이승훈(한국의 첫 세례자) 순교자 후손 이태석(서울대교구 병원사목부) 신부와 정약종 후손 정호영 씨, 윤지충 후손 윤재석 씨 등이 동석한다.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식이 열리는 충남 서산 해미읍성과 해미성지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할 주요 성지 중 하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오전 해미성지 소성당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만나 성무일도 낮기도를 바치며, 박물관에 들러 순교자 유해를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는 해미읍성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에 참석한 뒤, 전날인 16일에 시복된 해미 순교자 3위(인언민 마르티노, 이보현 프란치스코, 김진후 비오)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일정의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를 드린 뒤 지하 소성당에서 잠시 기도하며 순교자들의 유해를 참배한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천주교 대박해인 기해박해(1839), 병인박해(1866) 순교자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