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렇게 달콤하면서 살 떨리게 살벌한 연애라니… 영화 ‘내 연애의 기억’

2014-08-13     이현정 기자
▲ 영화 ‘내 연애의 기억’ 스틸 컷. (사진제공: (주)디씨드)

로맨스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심장 쫄깃한 급반전 소재로 스릴러까지 넘봐
강예원‧송새벽의 찰떡궁합 호흡에 몰입감↑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혼기 꽉 찬 연인은 자연스럽게 결혼을 통해 사랑의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장점을 뛰어넘는 단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나’싶은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다.

이 회의감 때문에 로맨스가 스릴러로 변하는 급반전 연애 스토리를 담은 이권 감독의 영화 ‘내 연애의 기억’이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다.

씁쓸한 기억만 남긴 여섯 번의 연애 후 다시는 연애 따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은 은진(강예원 분). 하지만 그녀 앞에 나타난 순수하고 로맨틱한 현석(송새벽 분)으로 인해 은진은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 허망한 연애는 모두 잊을 만큼 행복한 나날을 이어가던 은진은 결혼을 앞두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현석으로 인해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현석의 핸드폰에 도착한 낯선 여자의 수상한 문자 메시지를 발견하게 된 은진. 행복했던 일곱 번째 연애마저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은진은 현석의 뒤를 쫓게 되지만 은진 앞에는 현석에 대한 믿을 수 없는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화끈하지만 쿨하지 못한 은진과 완벽하지만 무언가 수상한 현석의 달콤살벌한 연애 스토리를 담은 ‘내 연애의 기억’은 정식 개봉 전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관객들을 만났다.

폐막작 상영 당시 ‘로맨틱 코미디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이번 영화는 로맨스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어넣었다.

위트 넘치는 유머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달콤한 로맨스, 그리고 스릴러보다 짜릿한 반전으로 로맨스 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넓힌 ‘내 연애의 기억’.

장르적 재미가 돋보이는 이번 영화는 예측불허의 스토리로 상상 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 초반 은진이 운명이라고 생각한 남자 현석의 바람을 의심하면서 실패한 여섯 번의 연애를 떠올리는 장면은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여기에 강예원의 리얼리티를 한껏 살린 연기는 그야말로 ‘감탄’ 수준.

하지만 이 영화가 빛나는 순간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다.

그저 남자친구의 바람기를 잡기 위해 시작한 은진의 뒷조사는 현석의 비밀투성이 정체가 하나씩 벗겨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영화는 관객이 웃고 즐기는 사이 서서히 은진 캐릭터에 동화되어 가도록 유도하고 현석의 정체를 함께 마주하면서 심장 쫄~깃한 반전을 ‘어마무시하게’ 선사한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는 영화를 보는 내내 끊이지 않는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현석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충격과 놀라움을 전달하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주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는 영화 몰입도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 영화 ‘내 연애의 기억’ 스틸 컷. (사진제공: (주)디씨드)

사랑에 솔직한 모습, 완벽한 줄 알았던 남자친구의 바람 정황에 발끈하는 모습, 숨겨진 남자친구의 정체를 알고 혼란에 빠지는 모습까지 은진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려낸 강예원.

반면 자상하고 부드러운 완벽남 모습 안에 수많은 사연과 감정이 응집된 현석을 서서히 풀어내는 송새벽의 연기 또한 영화를 이해하는데 지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심을 요하는 영화 ‘내 연애의 기억’은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이권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9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