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문화 세우기] 베트남에 흥기하는 경제 한류

2014-05-29     천지일보

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감동의 한류 릴레이는 베트남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중국, 대만과 더불어 한류의 원조 국가라고 불릴 정도로 베트남에서의 문화·경제 한류 열기가 대단하다.

오늘날 베트남은 리틀 차이나(Little China)라고 불릴 정도로 잠재적 경제력이 큰 나라이다. 또한 신흥경제권인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의 중심국이다. 우리나라와는 1992년 12월에 외교관계가 수립됐다. 양국 교역 규모는 수교한 1992년 한 해 4억 9300만 달러에서 2013년 283억 달러를 기록해 56배나 확대됐다.

한국 법인은 2650개가 설립돼 있으며, 대 베트남 투자에서 우리나라가 외국 투자 1위 국가로 등극하게끔 큰 매력을 갖고 있다.

베트남과의 교류는 역사·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의 최초 접촉은 13세기 초 고려 고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의 리 왕조(1009~1226)의 왕자 이용상(李龍祥)은 황해도로 건너와서 오늘날 화산 이씨(花山 李氏)의 시조가 됐다. 경제적 측면에서 수교 후 베트남 정부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베트남 경제 개발의 중요한 모델로 삼았다.

최근에도 베트남 공무원들이 우리나라의 행정제도 및 경제 발전을 배우고자 연수를 희망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점들이 베트남에서 한류가 발현하고 지속성을 갖게 하는 동인이라고 볼 수 있다.

베트남은 9000만 명의 인구에다가 평균 연령이 30세에도 못 미쳐 생산 가능 인적자원의 강국이자 K팝의 주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증빙이라도 하듯 K-Pop 및 K-Art 관련 회원 수만 50만여 명에 이른다. 또 한국드라마 방영 비율이 국외에서 유입된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70%를 차지할 정도다. 그만큼 시청률이 높다는 방증이다.

한편 한국 온라인 게임 점유율도 중국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와 같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방문 베트남관광객수도 증가 추세인데 2013년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인 수는 12만 명을 돌파했다.

문화 한류에다가 경제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 인재의 필요성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대두고 있다. 현재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국립 호치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를 비롯해 10개 대학이며, 전공 학생 수는 2000여 명에 이른다. 한국어(학)과 졸업생들은 높은 취업률에다가 많은 장학금 제도, 유학의 혜택 등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한국 젊은이들의 헤어스타일 또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 속에 한국미용제품이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식 전문미용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경제 한류의 성공은 한국대중문화 열풍을 수반한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이 형성돼야 한다. 또한 공통의 문화코드를 인지하고 현지화를 기본으로 차별화 전략이 담겨 있어야 한다.

젊은 층이 많은 베트남은 한류 트렌드의 변화를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베트남인들이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끊임없이 한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도록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문화 한류에다가 경제 한류가 더해져 더욱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