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무주 태권도원, 태권도 한류 이끈다

2014-04-08     천지일보

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강원 평창과 전북 무주는 2010년 및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국내 개최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했다. 평창은 빼어난 자연적 환경과 지리적 여건을 앞세웠고, 무주는 외형적 조건의 불리에도 불구하고 도의 뒷받침과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을 업고 도전장을 던졌다. 두 차례 모두 무주의 패배로 끝났다. 하지만 무주는 동계올림픽 유치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수확을 거두었다. 한국 태권도의 도량이 될 태권도 공원을 무주로 유치하는 개가를 올렸던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정부부처는 스포츠 시설을 유치하고자 하는 무주의 열망과 노력을 높이 사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성전이 될 태권도원을 무주로 확정짓게 됐다는 얘기이다. 2000년 자치단체 간 유치경쟁 과열로 인해 후보지 선정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던 태권도 공원 조성사업은 2004년 정부에서 태권도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부지선정을 재추진한 결과, 무주로 낙착됐던 것이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을 쏟았다가 고배를 마신 무주에게는 큰 위안이 아닐 수 없었다.

2005년 태권도 진흥재단이 설립되고, 2010년 사업착공에 들어간 지 4년여 만인 지난 41일 태권도원이 마침내 개원했다. 한국 태권도를 대표할 태권도 공원이 될 태권도원의 개원이 때늦은 감이 있지만 세계 태권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클 수밖에 없다. 태권도의 비약적인 성장에 비해 태권도 종주국의 정통성을 상징하고 기념할 곳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태권도 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됐었다. 해외 사범들의 열망으로 시작된 태권도 공원 조성은 1994년 태권도 성정 건립추진계획의 수립으로 첫 출발을 한 데 이어 이후 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태권도 공원 사업이 본격화되게 됐다.

태권도 공원은 국비 2153억 원, 지방비 146억 원 등 총 2475억 원의 규모, 백운산 자락 2314000부지, 서울 월드컵상암경기장의 10, 여의도 섬 면적의 절반에 달할 만큼 위용을 자랑하며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무주 청정지역의 맑은 공기와 백운산 자락을 배경으로 한 태권도원의 환경은 그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태권도 수련의 최적지일 뿐 아니라 각종 기관, 단체, 기업, 학생들의 연수시설로도 적합한 힐링의 장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태권도원은 태권도전용경기장(T1 경기장)과 태권도박물관, 체험관, 도약센터, 도약관, 운영센터, 태권전 명인관, 전망대 등으로 구성돼 태권 수련과 체험, 문화활동, 관람 및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을 망라하고 있다.

태권도원이 개원함으로써 지난 수십 년 동안 운영됐던 국기원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1970년대 초반 개원한 국기원은 각종 세계선수권대회와 태권도 품새대회 및 태권도 아카데미를 개최하며 한국 태권도의 세계화에 일조를 했었다.

태권도원은 우리나라 고유의 무도로서 태권도 종주국의 자부심을 품고 사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선물이자 문화유산으로서 앞으로 한류문화의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세계 중심의 태권도성지로서 태권도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종목으로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 외국인사범지도자연수, 세계태권도인재교육, 국제심판양성과정 등 글로벌 태권도 전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심도 있고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은 올바른 태권도의 정신함양과 기술보급에 정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올림픽 퇴출설까지 나돌던 태권도는 올림픽 스포츠로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태권도가 세계인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브랜드이자 스포츠로 자리 잡아 나가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자 책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유도가 올림픽 종목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게 된 것은 일본 유도인과 국민, 정부가 단합해 이뤄낸 결과이다. 태권도의 위상을 한층 업그레이 시켜 유도처럼 세계화된 종목으로 자리 잡으려면 글로벌 비전을 갖고 태권도인들이 체계적이며 협력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