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號, 위기의 포스코 구하나
강력한 리더쉽으로 조직 장악 관건
주총 후 과감한 혁신 예고
‘조직 슬림화’ 소통에 유리
악화된 수익성 회복 시급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권오준號 포스코가 14일 주주총회를 마친 후 어떠한 항해를 펼칠지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1일 조직을 축소하고 임원의 절반을 줄이는 등 대대적인 인사ㆍ조직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작지만 강한 포스코를 만들겠다는 권오준 회장 내정자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ㆍ조직의 개편을 공표한 것이다. 기획재무, 기술, 성장투자사업, 경영지원, 탄소강사업, 스테인리스사업 등 6개 부문으로 나뉜 본사 조직을 철강사업, 철강생산, 재무투자, 경영 인프라 등 4개로 통폐합해 조직을 슬림화했다.
조직과 임원을 대폭 줄이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천명한 셈이다. 특히 권 회장 내정자는 ‘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임원 수를 대폭 줄인 대신 ‘전문임원’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 등에서 기술 전문가들에게 임원 보직을 주는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전문임원은 연구, 기술, 마케팅, 원료, 재무, 법무, 전략, 인사, 홍보 분야에서 선임됐다.
이에 따라 경영임원은 기존 31명에서 14명으로 50% 이상 줄었다. 또한 권 회장 내정자는 연공서열을 없애고 전문성을 높이는 데에 방점을 뒀다. 권 회장 내정자의 내실 경영은 조만간 이뤄질 비상장 계열사 인사 등에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권 회장 내정자가 첫 번째 시험대인 이번 조직개편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장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포스코의 이번 인사ㆍ조직개편은 세계시장의 경쟁추세로 비춰볼 때 적절한 변화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경기 불황, 중국 철강업체의 추격 등과 정면으로 맞서야 하는 만큼 환골탈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오히려 조직이 슬림해져 조직 간 유기적인 소통이 수월해질 것이란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결국 이번 조직개편으로 포스코는 철강 본연의 경쟁력으로 입지 강화와 실적 향상은 물론 재무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탄탄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제는 새로 개편된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권오준호 포스코의 운명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 회장 내정자가 14일 주총 이후 ‘내정자’ 꼬리표를 뗀 후에는 과감한 혁신이 추진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정준양 회장 시절 방만한 국내외 투자 탓에 악화된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다. 세계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포스코의 수익성은 현재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 9961억 원으로 전년대비 18.0%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3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2년 이후 11만이다. 또 매출액은 2.7% 감소한 61조 1647억 원, 순이익은 43.2% 빠진 135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정 회장 취임 직전인 2008년 17.2%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 미만으로 추락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65.7%에서 84.6%까지 18.9%p나 높아졌다.
권 회장 내정자가 이 같은 대ㆍ내외적 위기에 봉착한 포스코를 다시금 경쟁력 있는 철강기업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