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미국, 보안논란 계속… “美, 증거 내놔야 할 것”

2013-12-14     박수란 기자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미국과의 장비 보안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미국 측이 화웨이의 장비 보안에 대해 문제 삼자, 그간 잠자코 있던 화웨이도 발끈하고 나섰다.

13일 외신들에 따르면 화웨이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사오양은 지난 12일 베이징에서 열린 외신 기자단 송년행사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미국 측의 주장에 대해 “미국이 증거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오양은 미국 당국이 화웨이 제품을 채택하지 말 것을 건의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기업이 신중한 평가를 거쳐 화웨이 제품을 쓰는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논란은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이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7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자사가 설비 구축에 참여한 외국 통신시스템의 은밀하면서도 광범위한 정보를 중국 당국과 공유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에는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기지국 장비를 도입하기로 하자, 미국 측은 화웨이의 장비가 미군 주요 인사들의 네트워크를 도청하고 미국과 동맹국의 통신 내용을 감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후 LG유플러스도 화웨이 장비 구축으로 인한 도‧감청 등 통신망 보안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은 보안정책과 관리체계가 외부망과 완전히 분리돼 있고 외부 인터넷망과도 철저히 차단돼 있어 외부의 원격 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

보통 외국 통신사업자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시스템 운영방식과 달리 운영 자체를 제조사에 맡겨 통신망을 관리하고 있다. 이럴 경우 효율성이 높을 수는 있지만 통신망 보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해외 사업자들과 달리 원격 유지보수를 절대 허용하지 않아 보안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LG유플의 설명이다.

그간 화웨이는 보안논란에 대해 좀처럼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11월 국내에서 ‘상생협력 방안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것이 전부였다. 이를 통해 화웨이는 “자사의 70% 이상의 매출이 해외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전세계 통신업체 및 이용자들이 화웨이 제품을 믿고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