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변호인’ 1980년대 부산, 시대에 휩쓸린 우리네 이야기

2013-12-01     이현정 기자
▲ 1981년 부림사건과 이를 변호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이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달한다. 영화 스틸컷. (사진제공: NEW)

1981년 ‘부림사건’ 중심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소재
송강호·김영애·임시완 등 캐릭터 완벽하게 소화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대모는 공부하기 싫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세상 돌아가는 것 보다 돈 모으는 것에 혈안이 된 세무 변호사 ‘송변’.

1980년 격변하던 시대는 젊은이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서민의 삶은 가난하고 고되기만 했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송변은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부산의 스타변호사가 되지만 시대는 점점 어둡고 암울해지기만 한다.

이 가운데 어느날 갑자기 자칭 속물 변호사 송변을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게 하는 일생일대의 공판을 맡게 되는데.

1981년 부림사건과 이를 변호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이 시대와 권력 그리고 우리 내 삶의 이야기를 가슴 먹먹한 감동으로 전달한다.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도 없고 빽도 없고 가방끈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 변호사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 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승승장구하던 송변은 가족같이 정을 나누던 단골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 분)의 사건 변호를 맡으며 새로운 전환을 맞는다.

송변은 구치소에서 진우를 접견하고 믿기 힘든 모습에 충격을 먹어 우여곡절 끝에 진우의 변호를 맡게 된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변이 진우의 변호를 맡게 되는 장면은 극의 흐름 중 가장 긴장감을 놓이는 부분이다.

진우의 다섯 번의 공판을 이어가면서 송변이 보고 경험하는 현실은 1980년대 지울 수 없는 단면으로 다시금 그 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더 이상 부족할 것도 부러울 것도 없이 살아가던 송변이 진우의 사건을 계기로 마주하게 되는 시대의 현실은 다름 아닌 우리 부모의 이야기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내 삶에 뗄 수 없는 가슴 먹먹한 아픔이다.

묵직하지만 따듯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변호인’에 주역들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조민기, 이성민, 임시완의 조합은 오로지 ‘변호인’을 위한 조합으로 느껴진다.

“이 배우가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해 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모두가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히 풀어내 극의 몰입감을 더한다.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 사투리와 뉘앙스를 그대로 표현해낸 송강호. 문득 극의 정점에서 노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여기에 푸근한 국밥집 주인 김영애의 실감 나는 부산 아지메 캐릭터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친근하고 아련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영화의 새로운 발견은 국밥집 주인 아들 진우 역에 임시완이다.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초췌하고 고된 고문 장면을 완벽히 소화해내 극의 긴장감을 이끌었다.

1980년대 당시 시대의 공기를 생생하게 포착해낸 영화 ‘변호인’은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양우석 감독의 영화 ‘변호인’은 오는 1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