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01일 만에 천막당사 철거

2013-11-10     유영선 기자
▲ 민주당이 천막당사를 설치한 지 101일째인 10일 오전 민주당 당직자들이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천막당사 철거는 오는 12일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 대응을 위해 출범하는 범야권 공동기구 출범에 맞춰 장외투쟁을 당 중심에서 범야권으로 확대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새누리 “여당 잡기 위한 야권연대” 비난

[천지일보=유영선․임문식 기자] 민주당이 서울광장에 설치했던 천막당사를 철거한다. 지난 8월 1일 원내외 병행투쟁을 내세워 장외로 나선지 101일 만이다. 하지만 천막당사를 접는다고 해서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투쟁을 접는 것은 아니다.

오는 12일 출범하는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진상규명과 민주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시민사회·종교계 연석회의’를 통해 장외투쟁을 범야권으로 오히려 확대키로 한 것이다. 범야권 공동기구 출범으로 정부․여당과의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용득 최고위원은 10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의 상징인 천막당사를 오늘로서 정리한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그동안 천막당사는 민주당 투쟁의 상징이었다”면서 “이제는 정국이 이런 투쟁방식으로는 도저히 풀리지 않아서 조금 더 전선을 확대하면서 종교, 시민단체, 야당과 함께하는 투쟁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원내에서는 입법·예산 처리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을 강력하게 압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천막은 물리적으로 철수하지만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입법과제들은 법안심의, 예산안심의 등을 통해서 압박하고 협상해서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석회의를 ‘신(新)야권연대’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선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남윤인순 대외협력위원장은 “언론에서는 그렇게 얘기하지만 연석회의는 그간 노력해 온 사람들이 공동입장을 채택하거나 상호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회의체”라며 “신야권연대로 명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이 10일 여의도당사에서 현안브리핑을 열고 민주당의 천막당사 철거와 장외투쟁 단위 범야권 확대 움직임에 대해 "민생에 역행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천막당사 철수의 목적이 야권연대 확대에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유일호 대변인은 “민주당이 민생외면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로 돌아와 민생을 논의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오는 12일 출범하는 범야권 공동기구 출범에 맞춰 장외투쟁 단위를 범야권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며 “민주당은 이번에도 국민들의 기대를 실망으로 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투쟁을 위한 야권연대가 아니다”라며 “제1야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민생 살리기에 전념해도 부족한 시간에 또다시 홀로서기에 실패하고 야권연대에 기대서 국민의 삶을 외면하는 길을 걷겠다는 민주당에 어느 누가 지지를 보낼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지난 총선, 무리한 야권연대로 국기문란·내란음모 등 국가에 큰 충격을 안겨준 사실을 벌써 잊은 것인가”라고 지적하고 “국민을 위한 연대가 아닌, 여당 잡기 야권연대라면 신중하길 당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