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일대로 꼬인 정국… 장외투쟁 부담 가중
여론 피로도 누적… 與 “민생 중요” 지속적 압박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막히면서 장외투쟁의 장기화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6일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만나는 ‘5자 회담’을 재차 제안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논하는 자리에서 민생에 관한 의제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며 양자회담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다 27일에는 김한길 대표가 ‘선(先) 양자회담 후(後) 다자회담’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통해 엉킨 실타래를 풀고자 하는 민주당은 답답한 분위기다. 원내로 회군할 마땅한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장외투쟁의 카드를 접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빈손’ 회군을 할 수 없는 터라 장외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에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가을에도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민의 함성이 광장을 넘어서 높은 하늘까지 울려 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등의 요구사항을 관철할 때까지 원내외 병행투쟁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국의 냉각이 계속될 경우, 추석 연휴 직전까지 장외투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결산국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다만 9월 정기국회를 전면 거부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수위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생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과 함께 장외투쟁의 불씨를 살려가기 위한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기에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을 바탕으로 전국 순회투쟁과 의원별 단식농성 등의 제안이 나오고 있지만 여론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장외투쟁이 장기화할수록 여론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내에선 강경투쟁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이래저래 고민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를 겨냥해 새누리당은 민생을 챙겨야 한다면서 민주당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27일 “제1야당이 정기국회가 임박했음에도 의사일정 협의에 일절 응하지 않는 것은 학생이 학교에 갈 때 준비물도 준비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런 행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낮에는 국회, 밤에는 광장 주국야광(晝國夜廣)이 아니라 낮에는 태업, 밤에는 노숙을 하는 주태야숙(晝怠夜宿)”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