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도 높은 장외투쟁 시사… 정국 급랭
‘국조 보고서 채택’ 무산될 듯… 정기국회 진통 예고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가정보원 국정조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여야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오히려 장외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헌정사상 유례없는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반드시 밝히고 무너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투쟁을 흔들림 없이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김 대표는 장외 투쟁의 강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행투쟁이 천막 투쟁을 접는다거나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며 “시간 투자가 양분되는 만큼 천막에서의 투쟁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고 구체적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호랑이의 눈으로 보고 소처럼 간다는 뜻의 ‘호시우행(虎視牛行)’을 언급하며 “서울광장에 천막을 칠 때 저는 미리 장기전을 각오했다. 여기서 결코 멈출 수 없다”고도 말했다.
이는 종전과 같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계속하겠지만 새누리당이 정한 일정은 따라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새누리당이 단독 소집해 등원을 촉구하는 8월 결산국회에 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장 9월 정기국회의 당면 과제인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 전·월세 관련 법안 등 민생법안 처리에 진통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국정원 국정조사는 막을 내리지만 우리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불법 대선개입 공작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국정원 개혁, 대통령의 사과는 우리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고, 반드시 관철해야 할 민주당의 사명”이라며 “굳은 결의와 긴 호흡으로 불퇴전의 각오를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장, 국회 올인하는 사즉생(死則生)의 결의를 해야 한다. 국정원 개혁에 민주당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의석수 부족을 딛고 국정원 개혁과 민주주의 회복을 이룰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더욱 강력한 장외투쟁을 성토하면서 ‘원내외 병행투쟁’이 아닌 ‘전면 장외투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야 대치가 심화되면서 23일 국정원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채택은 무산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꼬인 정국 해법으로 거론되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회담도 청와대가 5자 회담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여야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