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화ㆍ역사 고스란히 담긴 ‘알 사바 컬렉션’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오는 10월까지 기획특별전
쿠웨이트 왕실 소장품 엄선
이슬람 미술품 367점 선봬
전시품 규모ㆍ다양성ㆍ수준 월등
한국서 쉽게 볼 수 없는 전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인 이슬람은 독특한 문화 예술을 꽃피웠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다. 이슬람 미술 전반을 조망해보며 이슬람과 그 문명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은 기획특별전 ‘이슬람의 보물-알사바 왕실 컬렉션’을 마련, 오는 10월 20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왕실에서 간직했던 이슬람 미술품 등 367점을 선보인다.
전시품은 쿠웨이트 왕실이 소장하고 있는 이슬람 미술품 ‘알 사바 컬렉션(al-Sabah Collection)’ 중에서 엄선한 것이다. 규모, 전시품의 다양성, 수준면에서 한국에서 보기 드문 전시로 평가된다.
‘알 사바 컬렉션’은 쿠웨이트 왕실의 일원인 후사 사바 알-살렘 알-사바 공주(Sheikha Hussah Sabah al-Salem al-Sabah) 부부가 소장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수집된 이 소장품들은 현재 3만 여 점에 이르며, 1983년부터 국가에 영구대여 돼 쿠웨이트의 국립박물관에 속하는 ‘다르 알아타르 알이슬라미야(DAI)’에서 보존․관리하고 있다.
전시품들은 시간적으로 8세기부터 18세기까지 1000여 년간, 공간적으로 스페인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수많은 민족과 왕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슬람 문명의 공통 요소를 확립해 나갔다. 이슬람 미술품에는 이슬람 세계 각 민족과 문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시는 총 9부로 구성됐다. 이슬람 미술의 흐름을 시간적 순서로 살펴볼 수 있는 전반부와 이슬람 미술의 본질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후반부로 나뉜다.
먼저 전반부는 이슬람 미술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이슬람 미술의 기원’ ‘이슬람 미술의 다양한 전통’ ‘이슬람 미술의 성숙기’ ‘이슬람 미술의 전성기’로 구성됐으며, 후반부는 이슬람 미술의 본질적 특징을 보여주는 ‘예술로 승화한 문자, 서예’ ‘식물무늬의 장식화, 아라베스크’ ‘무한한 반복의 표현, 기하학 무늬’로 나눠 선보인다.
또한 전시장 내 별도공간에 마련된 ‘화려한 궁정 문화, 보석 공예’ ‘이슬람의 미술의 형상 표현’에서는 알 사바 컬렉션이 자랑하는 보석 공예품도 소개된다.
지난 1일 오전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쿠웨이트 후사 공주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물이 우리만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더 많은 사람이 공유할 때에 유물의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효율적으로 문화 교류를 하는 데 있어 이런 문물을 많이 전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전시는 지난 2008년 쿠웨이트 후사 공주가 ‘한-아랍 소사이어티 창설 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했을 때 처음 논의돼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됐다. 특히 양국이 문화교류 협정을 맺은 지 30주년이 되는 해에 이뤄져 더욱 의미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