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기업회생절차 신청

조기 경영정상화 위해 불가피

2013-06-07     손성환 기자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STX팬오션이 해운시황 불황에 따른 경영악화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빠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다지고 채권자, 화주 등 이해관계자 모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추진하겠다”고 7일 밝혔다.

STX팬오션은 전 세계적 경기침체에 따른 ▲BDI 지수의 급격한 하락 및 시황 회복 지연 ▲중국 조선소의 생산량 증대에 따른 선복량의 공급과잉 ▲장기용선계약의 부실화 ▲유류비 부담 상승 ▲용대선 거래처 부실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와 손실 발생 ▲신규선박 도입 등에 따른 부채 및 상환원리금 증가 등의 이유로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DI(Baltic Dry Index)는 발틱해운거래소가 산출하는 건화물시황 운임지수로, 철강·곡물 등 포장 없이 내용물을 실어 옮기는 벌크선 운임지수로 통상 사용된다.

STX팬오션은 지난 2008년 매출액 10조 2310억 원, 영업이익 6790억 원을 기록할 만큼 높은 경영실적을 달성했지만, 이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여파로 해운시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2011년 이후 당기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STX팬오션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물동량 감소 및 BDI 지수 상승 지체로 포스코, 피브리아, 발레 등 고정적인 운임수익을 확보한 장기운송계약을 제외하고는 선박을 운항할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TX팬오션은 이러한 저시황 상황에서 특단의 경영상 조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적자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현재의 현금흐름으로는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용선료의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수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유천일 STX팬오션 사장은 “국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용안정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개선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결국 업황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되어 주주와 채권단, 화주 등 이해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회생절차 개시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지속적인 자구노력과 재무개선 추진으로 최단 기간 내 기업회생절차 졸업과 동시에 조기 경영정상화를 도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TX 관계자는 “STX팬오션이 비록 매각작업 불발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운사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리먼사태로 인한 세계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8년 STX팬오션은 10조 원의 매출을 돌파하며 한해 영업이익만 6790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계속된 해운시황 불황과 고유가의 여파 등으로 매출하락 및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국내 해운선사 중에서 가장 건실한 재무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주요 선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 2위 해운사인 A해운과 B상선의 부채비율이 697.2%, 657.6%인데 반해 STX팬오션은 302.2%를 기록하고 있다.

STX팬오션의 이번 기업회생 절차 신청은 국내 해운업계의 위기를 나타내는 상징적 사건으로 보이고 있는 만큼 정책당국의 조치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STX팬오션은 조선∙해운 산업 특성상 경기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긴 해운불황과 금융 악화로 인해 어렴움에 이르렀고, 매각에도 실패해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