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성균관 스캔들’ 주인공 된 최근덕 성균관장

2013-04-11     이솜 기자
▲ 2011년 취임식에 앞서 문묘에 고유(유교의 전통 의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최근덕 성균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최장기 집권… 女 참정권 보장 등 파격 행보
유림들 관장 퇴진 촉구… “공식 입장 아냐”

[천지일보=이솜 기자] 국내 7대 종단 지도자이자 한국 유림의 수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청렴의 상징이 돼야 할 성균관의 수장이 횡령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이번 사건은 성균관 유림들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충격을 안겨줬다.

이에 성균관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장을 맡아온 최근덕(80) 관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남 합천 출신인 최근덕 성균관장은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서당교육의 마지막 세대인 그는 성균관대에 입학하던 1955년부터 성균관 일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 1994년부터 4년간 성균관장을 맡고 이어 2003년 전임자의 잔여 임기를 채운 후 지금까지 관장직을 맡고 있다. 유림 내에서 잡음이 들끓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 관장은 2006년 관장추대위를 세우고 이들이 관장을 뽑도록 하는 내용의 성균관 장정을 개정했다.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최 관장이 문묘 제례에 여성이 참례할 수 있도록 하고 향교의 실무 임원인 장의에 여성 참정권을 보장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자 이에 대해 반발하는 유림들도 있었다.

이런 중에 지난해 1월 성균관 부관장 장모 씨가 최 관장에 대해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 관장은 지난해 1월 성균관 전 부관장 장모 씨의 고발로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헌성금 25억 원 유용과 지난해 4월 경북 영주경찰서 수사로 시작된 ‘청소년 인성교육 현장교실’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방영된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성균관에 ‘스캔들’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명예훼손”이라며 제목 교체를 요청한 최 관장이 ‘성균관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자 유림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

10일 경북도청년유도회와 안동청년유도회, 유교문화선양회 등 유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전국 유림의 명예를 실추시킨 최 성균관장과 성균관 운영진의 즉각적인 퇴진과 엄정한 사법처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 관장은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구속이 되자 이에 따른 공백으로 성균관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기존에 계획했던 행사들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의 한 관계자는 “5월에 계획됐던 춘기 석전대제(釋奠大祭)는 관장의 유무와 관계없이 개최될 예정”이라며 “몇몇 지방에서 나오는 성명서 등으로 성균관 전체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 곧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