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선국 기자] 무아마르 카다피 통치시기에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났다가 최근 리비아로 귀환한 유대인이 유대교 회당을 복구하려 했지만 리비아 정부의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유대인 정신분석학자인 데이비드 게르비는 리비아 내전으로 파손된 트리폴리 소재 유대교 회당을 복구하려 했으나 안전을 위해 리비아를 떠날 것을 반정부군 관계자로부터 권유받았다고 3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관계자는 “회당 복구 작업이 리비아인들의 분노를 촉발시킬 수 있다”며 “총을 소지한 사람들이 회당으로 몰려올 경우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르비는 이 관계자로부터 자신의 복구 노력에 반대하는 시위도 계획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44년 전과 똑같은 상황이 지금 다시 벌어지고 있다. 리비아가 민주화와 다원주의를 인정하길 바란다”면서 “계속 리비아에 머물며 요구를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게르비는 이스라엘이 1961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해 요르단강 서안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을 점령한 것에 대해 아랍권의 반발이 강해지자 이탈리아로 떠났다가 지난 여름 리비아 반정부군에 동참하겠다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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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에는 한때 3만1천여 명의 유대인이 살았지만 카다피의 반유대주의 정책으로 인해 현재 수백 명밖에 남지 않았다.

반정부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모든 리비아인은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면서도 “카다피 지지자들과 교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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