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지난해 10월 사망한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북한의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황 전 비서의 유일한 법적가족인 수양딸 김숙향(69.황장엽민주주의건설위원회 대표)씨는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황 전 비서는 통일시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북한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방안도 구상했으며 임시정부 구성을 위한 초안도 마련해둔 상태였다”고 밝혔다.

김 씨는 “그는 임시정부가 무산될 경우 북한 민주화를 위한 정당을 만들어 탈북자들을 통일역군으로 계몽하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에 따르면 황 전 비서는 국민의 정부 시절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자 미국으로 재망명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신변을 보호하던 관계 당국에 망명계획이 알려지는 바람에 무산됐다.

김 씨는 “황 전 비서가 재망명을 시도한 데는 남북교류가 활발했던 국민의 정부 시절 국내에서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과 북한 민주화 운동을 공개적으로 하기 어려웠던 정치적 배경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전 비서의 한 측근은 통신을 통해 “황장엽 선생이 한국에 온 것은 자신이 기초한 주체사상의 체제를 부정한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이곳에 와서 10년 가까이 사실상 감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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