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개통한 부산~김해 경전철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부산=백하나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무인자동운전시스템로 운영돼 기대를 모았던 부산~김해 경전철이 잦은 사고와 이용객 감소 등으로 시(市)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부산과 김해를 잇는 교통수단으로써 수요가 집중되면 두 지역 간의 상권이 발달할 수 있다는 희망은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해결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개통한 부산~김해 경전철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13일 오후 6시 30분경 김해 봉황역에서다. 당시 경전철 사고원인은 출입문 센서 작동 이상이었다. 이 사고로 열차를 타고 있던 승객 200여 명이 모두 하차해 다음 열차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로부터 정확히 닷새가 지난 18일 김해 불암역에서 똑같은 이유로 고장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오후 2시 49분 부산 사상역 방향으로 가던 경전철이 김해 불암역 정거장에서 4개 출입문 중 1개 열렸다는 경고 메시지가 떠 출발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부산-김해경전철운영㈜ 종합관제실에는 사고 열차의 4개의 출입문 중 1개가 ‘열린 채 달리고 있다’는 경고 문구가 떴지만, 부산-김해경전철운영㈜는 “승객이 출입문에 충격을 주면 센서 이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답해 그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9월 9일 개통 이전에는 잦은 사고로 준공 승인이 번번이 연기되는 ‘말썽’철로 이름을 날렸다. 소음기준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 보완 공사가 진행된 데 이어 누수문제, 화재사고 등이 잇따라 일어나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른 것이다. 4월 개통 예정이었던 경전철은 불안 속에 7월로 연기됐고, 준공필증을 교부받아 지난 9월 개통식을 진행했다.
개통 후 다시 찾은 19일 부산~김해 경전철은 무료 시승기간인 9~16일보다 탑승인원이 다소 준 모습이었다.

직장인 박모(38, 부산 중구) 씨는 “첫날보다 승객이 준 것 같다. 유료로 전환된 것 때문일 수도 있지만 최근 발생한 사고의 영향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 호선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으로선 잦은 사고 보도가 불안하다”며 “이동 시간이 단축되니까 이용하긴 하지만 더 빠른 교통수단이 있으면 다른 것을 이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시민의 불안감은 실제 승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개통 첫날 5만 5776명을 기록했던 탑승인원은 정상 운행에 들어간 17일 3만 7768명, 18일은 3만 3872명으로 평균 3만 5820명에 그쳤다.

승객이 주는 것도 문제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특약에 따라 당초 수요예측에 미달하는 운임수입을 민간사업자에게 20년간 보조해 줘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영업운행 후 승객 수가 눈에 띄게 줄자 부랴부랴 김해시는 경전철 이용 활성화 대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운행 첫날 시승을 함께했던 김해시장은 사고 이후 경전철로 출근하며 시민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과 김해시는 유관기관과 단체 등에도 경전철 이용 활성화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한다는 방침이다.

승객 감소로 인한 시의 재정부담은 요금 인상이라는 극단의 조치로 이어져 그 피해가 시민에게 전가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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