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로보단 마린코비치 주한세르비아 대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슬로보단 마린코비치 주한세르비아 대사

◆ 대한민국과 참 많이 닮은 나라

한남동 세르비아 대사관에서 만난 세르비아 슬로보단 마린코비치(Sloboddan Marikovic) 대사의 첫 인사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축하인사였다. 한국에 온 지 2년 됐다는 마린코비치 대사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방문했던 도시 평창에 대해 “정말 아름답고 잘 준비된 곳이어서 동계 올림픽도 잘 치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잔틴 제국의 화려함과 정교의 보수적 분위기를 그대로 안고 있는 세르비아를 소개하며 한국과 세르비아는 역사와 문화, 음식까지 많은 점이 닮았다고 강조했다.

남동부 유럽의 발칸반도 중서부에 있는 세르비아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엔 추운 대륙성 기후뿐 아니라 나치 소련 등에 오랜 세월 침략당하면서도 끈질기게 저항해온 역사를 안고 있는 점에서도 우리나라와 참 많이 닮았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는 하얀 도시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처럼 산과 구릉이 많고 호남평야와 같은 판노니아 평원에서는 밀 옥수수 사탕무 해바라기 등을 생산한다.

◆ 대한민국의 통일을 묻다

오랜 일제 치하를 겪고 얼마 되지 않아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르며 이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된 대한민국의 마지막 남은 염원은 통일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세르비아인 마린코비치 대사에게 통일을 위해 우리 국민이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지 물었다.

마린코비치 대사는 “먼저는 정부관계자들이 독일 등의 사례에 대해 충분히 분석하고 연구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통일을 경험한 독일의 사례를 깊이 있게 분석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인다면 성공적인 통일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일 후의 혼란을 걱정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과 달리 통일이 되면 남북한은 같은 민족이며, 같은 언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준비와 교육이 병행된다면 서로 어렵지 않게 적응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통일이 세르비아를 비롯해 국제사회 전반에 이익이 안겨줄 것으로 내다봤다.

◆ 젊은 대한민국이 가장 인상적

마린코비치 대사는 한국에 와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한국인들의 젊은 외모와 정신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적극적이고 포용력 있는 문화 수용 정책과 높은 교육수준이 한국인들을 젊게 만드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국음식 중에는 맵지 않은 백김치를 가장 좋아한다고 답한 마린코비치 대사는 한국인과 세르비아인이 즐겨 먹는 음식 중에는 모양이 비슷한 것들이 많다며 각종 세르비아 음식을 소개했다. 마린코비치 대사는 한국의 종교와 전통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의 불교와 유교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싶다고 답했다.

◆ 문화유산의 보고 세르비아

여름이 되면 세르비아인들도 동해와 부산 해운대 등을 찾는 우리처럼 바닷가를 찾는다. 해산물을 먹거나 해변에서 운동을 하며 피서를 즐긴다.

침략과 저항의 역사는 세르비아인들을 똘똘 뭉치게 해 세르비아 민족주의의 근간이 됐다. 한국인들이 오랜 세월 침략을 겪으며 단일민족으로 똘똘 뭉쳐 적과 싸워 이겨왔듯 세르비아도 많은 침략을 당했지만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세르비아 정교)를 지켜낸 데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다. 공산체제 붕괴로 아직은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그들의 강한 지주가 되고 있는 종교의 힘을 빌려 다시 굳건히 서게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자연과 놀라운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르비아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나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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