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8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고 있다. 베네트 총리는 지난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이란 핵 문제 등을 논의한다. (출처: 뉴시스)
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8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고 있다. 베네트 총리는 지난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이란 핵 문제 등을 논의한다. (출처: 뉴시스)

양국 장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플랜 B’ 검토 공개 언급

블링컨 ‘이란 협상 복귀 기다릴 시간 얼마 안남아’ 강조

라피드 장관 ‘이스라엘 무력 사용은 우리 권리이자 의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2015년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제2의 방안(플랜 B)’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토니 블린컨 미 국무장관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미국이 이란과의 합의에 복귀했을 때 이란이 합의를 준수하기를 거부하는 경우에 대비한 “다른 방안”을 두 나라가 협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다른 방안의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제재 강화부터 군사행동까지 다양한 비외교적 대안이 있을 수 있다.

이날 발언은 미국이 이란과 외교에 실패했을 때 취할 행동을 모색중임을 이례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018년 철회한 이란과의 핵합의에 이스라엘은 참여하지 않았으나 벤야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이뤄진 합의에 대해 반대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했었다.

블링컨 장관과 라피드 장관의 발언은 미 국무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나왔으며 세 사람은 트럼프 시대에 이루진 이스라엘과 UAE 및 다른 아랍국가들과의 관계정상화 합의인 ‘아브라함 협정’을 연장하기로 합의했었다.

두 사람의 발언은 이란이 비엔나에서 미국과의 간접적 협상에 복귀할 준비가 됐다고 시사하면서도 복귀시점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이 합의에 복귀할 시간이 다 지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복귀 시한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얼마 없다”면서 “우리는 이란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동맹국 및 협력국들과의 이번 협의도 그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이란이 제기하는 모든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여전히 외교가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믿지만 외교는 상대의 참여가 있어야 가능한데 현재까지 이란은 그럴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피드 장관은 보다 직접적으로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멈추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사용하는 등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악으로부터 세계를 지키기 위해 국가가 무력을 사용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면서 “테러국가가 핵무기를 가지려 한다면 행동해야 한다. 우리는 문명세계가 (테러국가의 핵보유를)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세계가 진심으로 막으려 하지 않는다고 이란이 믿는다면 그들은 폭탄을 갖기 위해 서두를 것이다. 이스라엘은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행동할 권리를 갖고 있다. 그건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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