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26일 서울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안상수, 최재형, 유승민, 하태경, 원희룡, 황교안, 윤석열 후보.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9.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26일 서울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안상수, 최재형, 유승민, 하태경, 원희룡, 황교안, 윤석열 후보.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DB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 진출

11일 광주 토론회로 대장정 시작

당원 비중 높아지는 최종 투표

 

4강 후보들, 당심 확보에 총력

원희룡 진출에 역동성 확보 전망

황교안, 이번에도 부정선거 주장

당 안팎서 우려 목소리 커져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이 4명의 대선 경선 후보자를 최종 확정한 가운데 경선 흥행을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4강을 결정한 이후 역동성이 더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부정선거 주장과 후보 간 네거티브전 등은 넘어야 할 산이다.

◆소장파 원희룡 4강 안착에 기대감 커져

국민의힘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2차 컷오프 경선 결과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가나다순) 후보가 오는 11월 4일까지 마지막 본경선을 치르게 됐다”고 밝혔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대표는 탈락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한때 윤 전 총장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서 기대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아울러 캠프 해체 등 여러 논란으로 지지율이 꺾이며 본경선 진출에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치러진 4.15 총선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며 당원의 표심을 자극한 황교안 전 대표를 예상했지만, 최종 합류는 불발됐다.

원 전 지사는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장파로 분류됐고, 당의 개혁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합리적 보수 성향으로 중도 확장성이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준석 대표와 녹취록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2030 세대의 표심을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경선 토론회에서 자신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귤재앙’이란 별명을 스스로 거론하는 등 재치 있는 대응으로 점수를 만회했다는 평가다. 최근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1타 강사’를 자처하며 이재명 전 지사 저격에 앞장선 것도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원 전 지사가 실수를 잘 만회했기 때문에 4강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장파로 분류되는 원 전 지사가 4강에 들어오면서 토론회 등에서 역동성이 부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후보.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10.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후보.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10.7

◆당심 잡기에 총력 기울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4강에 진출한 후보들은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며 당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종 경선은 책임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 비중으로 반영돼, 당원 투표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 6000명을 표본으로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선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묻는 문항이 추가될 예정이다.

경북 영주 국민의힘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여러분의 열렬한 지지로 2차 경선도 압도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라며 “당원 동지 여러분께서 압도적인 지지를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은 컷오프 통과 후 당원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내 “세부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당 선관위의 결정은 아쉽지만 존중한다”라며 “그러나 그 결과는 당원 여러분이 알고, 또 국민 여러분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12항에 의거해 예비경선의 여론조사 지지율 및 순위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각자가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세부적인 내용은 후보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라며 “(각 후보 측이)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저를 4강 후보로 선택해주신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오늘 자 보도를 보면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이 민주당 이재명 지사를 이길 수 없다고 나왔다. 우물 안에서는 강해 보이지만 치열한 전쟁터로 나가면 속수무책이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선관위 부위원장인 한기호 사무총장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p라는 주장은 추측성 수치일 뿐”이라며 “여론조사 결과와 순위에 대한 추측성 공표는 분명히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 사항이기에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한 결과와 관련한 추측성 기사는 공정한 경선에 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공명선거추진단장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명선거추진단장으로서 2차 경선 과정에 후보별 득표율 조작이 있었는지 즉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작한 자가 있으면 법적으로 최고의 형벌을 받도록 하고 득표 순위는 바로잡을 것이다. 만일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함부로 했다면 허위사실을 주장한 자가 엄중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예비 후보자 4차 방송토론회에서 진행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예비 후보자 4차 방송토론회에서 진행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부정선거‧후보 신경전은 넘어야 할 산

최종 후보 4인을 간추린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광주‧전남 지역 토론회를 시작으로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후보 간 1대1 맞수토론을 진행한다. 최종 후보는 11월 5일에 2차 전당대회를 열고 선출한다.

국민의힘 경선이 흥행하기 위해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후보들의 거센 신경전과 부정선거 논란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대부분의 후보는 “정권교체에 힘을 모으겠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날 4강 진출에 실패한 황교안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에 이은 부정선거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당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4.15총선에 이어서 이번 당 후보 경선에서도 부정선거가 있었다”라며 “후보별 득표율이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특정 후보의 종합 투표율이 과잉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근거로는 정보지와 인터넷 등에서 퍼진 후보별 득표율 수치를 들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보별 득표율이 떠돌아다니는데 숫자가 제대로 맞질 않는다”면서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한 종합득표율이 잘못 계산됐다고 했다.

부정선거를 계속 주장해온 민경욱 전 의원도 “국민의힘 당내경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일괄위탁돼 전체 과정이 선관위에 장악돼 있다”며 “당규에 위반되는 일괄위탁 방식과 사전검증 및 실질적 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당과 선과위는 어떤 시정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황 전 대표가 계속해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지난 총선 패배의 원인) 제공자가 저런 주장을 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행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부정선거 외에도 윤 전 총장의 주술 논란으로 촉발된 후보 간 신경전도 해결 과제다. 현재는 일단락됐지만, 토론회 과정에서 이 같은 논란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7일 최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흐름이 온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왕’ ‘점쟁이’ ‘정법도사’ 등의 논란에 휩싸인 분위기에 대해 “당 대표로서 이렇게 돌아가는 경선 구도가 야속하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통화에서 “(네거티브전으로 번진) 민주당 경선을 반면교사의 표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네거티브전이 아닌 정책 경쟁이다. 대장동 의혹 등 (여당을) 공격할 거리가 많은데 후보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윤석열 경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10.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윤석열 경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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