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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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터진 지 거의 2년이 돼 가지만 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적으로 하는 불편한 생활은 지속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누적 1차 접종자는 3971만 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77.3%, 2차 접종자는 2701만 6188명으로 전체 인구의 52.6%라고 공지하지만 5일 신규 확진 1575명, 이틀 연속 1000명대가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 방역실패를 인정하고 어쩔 수 없이 바이러스와 같이 지내야 하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라, 바이러스가 운명을 선택했을지 모른다.

미국 CDC 집계를 보면 미국은 하루 확진자 수의 지난 일주일간 평균치가 10만 600여명이다. 미국인들은 백신 2차에다 부스터샷까지 맞았지만 코로나 신규 확진자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다. 누적 코로나 사망자 수가 70만명을 넘은 미국은 이미 ‘위드 코로나’에 접어들었으며 조심스럽게 일상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뉴욕에 사는 미국인 친구에 따르면 뉴욕 번화가에는 거리를 메운 수백개 야외 테이블에 20~30대 직장인들이 다닥다닥 붙어 맥주를 마시고 직원 일부를 제외하면 손님 중에선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뉴질랜드도 코로나19와 관련한 봉쇄정책을 완화하면서 사실상 위드 코로나에 들어갔다. 확진자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유치원 등 조기유아교육센터와 같은 곳이 다시 문을 연다. 해변에도 갈 수 있다.

한국보다 위드 코로나를 먼저 시행한 일본에서도 일본 각지의 술집, 레스토랑 등에서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도쿄의 주요 번화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도쿄에 사는 한 지인에 따르면 레스토랑, 주점 등 밀폐 공간 내 감염 우려로 오후 8시까지였던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식당엔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가득 찬다고 한다.

일본은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하자 지난 1일부터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하고 위드 코로나에 돌입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방역 당국이 기대하는 만큼 급감하지 않고 지속되는 상황에, 한국도 위드 코로나에 돌입하고 준비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답답해서 노마스크로 조기축구를 하고 연휴 기간 동안 쇼핑몰은 북적였다. 이미 경각심은 풀려버린 지 오래다. 방역 당국은 한글날 연휴를 맞아 이동량의 증가, 가을 여행 등 사람 간 접촉의 증가로 유행이 심화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하고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어느 미국인 친구는 미국의 현지상황을 전하며, 내년 하반기까지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생존에 직면해 있는 국내 자영업자 62.8%는 위드 코로나 조기 전환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동안 거리두기 제재가 지켜졌지만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안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85.9%는 최근 실시된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대해 별 효과가 없다고 답하고 있다.

이제 시민들과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다고 치명률이 낮아진다는 공식보다는 백신 접종으로도 더이상 유행을 막기 힘들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제대로 준비해 위드 코로나 이후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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