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9월24일 뉴욕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뉴욕=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9월24일 뉴욕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文, SDG모멘트에 참석 “韓, 국제협력 동반자”

“포용·상생, 행동으로… 공평한 백신 접근시작”

“선진국의 경험, 개도국 공유로 기후위기 극복”

BTS, 코로나19 전·후 모습 대화형식으로 연설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최근 빈번해지고 있는 지구촌의 모든 재난과 관련해 “인류가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것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에 참석해 ‘지구촌의 모든 재난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UN 대학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한 뒤, 이같이 말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지난 2015년 9월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전 인류가 달성해야 할 공동 목표를 말한다.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 등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제시한게 특징이다.

17개 목표는 ▲빈곤퇴치 ▲기아 해소와 식량안보 ▲보건증진 ▲교육 보장과 평생 학습 ▲성평등 달성 ▲물과 위생 제공 ▲지속가능소비생산 증진 ▲기후변화 대응 ▲해양과 해양자원의 보존 ▲육상 생태계 보호 ▲에너지 보급 ▲경제성장과 일자리 ▲산업화 확대 ▲불평등 해소 ▲지속가능도시 구축 ▲평화로운 사회 증진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이다.

제76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전날 뉴욕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날 SDG 모멘트 연설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SDG 모멘트에 유일한 국가 정상 자격으로 연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모두가 안전하지 않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국제협력의 여정에 언제나 굳건한 동반자로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이 6년 전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포용적 미래를 향한 인류의 발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지체됐지만, 코로나는 역설적으로 그 목표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일깨워줬다”며 “위기 극복을 넘어 보다 나은 회복과 재건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 연결된 공동의 실천이 이뤄진다면 분명 우리는 해낼 수 있다”며 “포용과 상생을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과 배분이 시작”이라며 “한국은 코백스(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2억 달러 공여를 약속했고, 글로벌 백신허브의 한 축으로서 백신 보급과 지원을 늘리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국경을 넘는 협력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탄소중립 목표에 선진국과 개도국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 기후 선진국들의 경험과 기술이 개도국들과 공유되고 전수되고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하지만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는 한편으로 새로운 격차와 불평등을 낳고 있다. 디지털 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또 하나의 시대적 과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10월 말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확정,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제출, 그린 뉴딜 ODA(공적개발원조) 확대 계획 등을 설명하며 “개도국의 녹색 회복과 탄소중립을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미래세대에 대한 존중과 세대 간 공존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빈곤과 불평등, 기후변화 같은 기성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 미래세대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것은 기성세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룹 BTS(방탄소년단)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그룹 BTS(방탄소년단)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한편 행사에는 최근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된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함께 참석해 SDG 달성을 위한 미래 세대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방탄소년단(BTS)과 함께했다고 소개하며 “최고의 민간 특사 BTS와 함께하는 오늘의 자리가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미래세대의 선한 의지와 행동을 결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BTS는 유엔총회장 연단에서 멤버 7명이 돌아가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펼쳐질 세상을 주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발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캠페인을 통해 사전에 취합한 전 세계 청년들의 고민과 생각들을 전달하기도 했다.

BTS 리더 RM은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분명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선택은 엔딩이 아니라 그 선택이 곧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고 있다”며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제이홉은 “지구에 대한 애도는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며 “기후변화가 중요한 문제라는 건 다들 공감하시지만 어떤 게 최선의 해결 방법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슈가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순간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라며 “우리가 택하는 방법들 중에 완벽하지 않은 것들도 분명하게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룹 BTS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출처: 뉴시스)
그룹 BTS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출처: 뉴시스)

정국은 “입학식, 졸업식이 취소가 됐다는 소식도 들었다”며 “저희들 같은 경우에도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한 콘서트 투어가 취소가 되면서 정말 많이 속상도 하고, 저희가 완성하고 싶었던 순간을 한동안 계속 그리워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지민은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친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고,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이것은 길을 잃었다기보다 새롭게 용기 내고, 도전 중인 모습으로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진은 “그런 의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뷔는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직접 고민하며 길을 찾고 있는 분들도 있으니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TS가 유엔 무대에서 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들은 지난 2018년 9월 24일 유엔아동기금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 연설과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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