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벤킨이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스페이스X 팰컨9호가 2020년 5월 30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벤킨이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스페이스X 팰컨9호가 2020년 5월 30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스페이스X 우주선으로 사흘간 우주비행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우주관광 시대가 열렸다. 민간인 4명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타고 사흘간의 지구궤도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행을 계기로 우주관광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민간인 4명을 태우고 출발한 관광용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이날 오후 7시께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에 안착했다. 귀환과정은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우주선에는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 4명만 탑승했다. 신용카드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페이먼트 창업자인 재러드 아이잭먼(37)은 지난 2월 스페이스X에 비용을 지불하고 크루 드래건 좌석 4개를 통째로 구매했다. 우주관광 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액수가 알려지지 않았다. 포브스 기준 아이작먼의 자산 규모는 24억 달러(약 2조 8000억원)로 전해진다.

아이잭먼은 이후 골수암 환자였던 세인트주드 아동병원 전문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29), 애리조나 전문대학 지질학 강사 시안 프록터(51), 미국 공군 출신의 이라크전 참전용사인 크리스 셈브로스키(42) 등을 동승자로 선발했다.

이들 4명은 지난 몇 달간 무중력 훈련을 포함해 미국 북서부의 레이니어 산 높은 고도에서 눈길 여행까지 마치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고, 지난 15일 오후 8시 3분 크루 드래건을 탑승하고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우주로 향했다.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설립자 일론 머스크(가운데)가 15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 전 4명의 민간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이 탑승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실은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은 발사대 39-A에서 발사됐다. '인스피레이션 4'로 명명된 이 우주 여행팀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인으로만 구성됐다. (출처: 뉴시스)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설립자 일론 머스크(가운데)가 15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 전 4명의 민간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이 탑승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실은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은 발사대 39-A에서 발사됐다. '인스피레이션 4'로 명명된 이 우주 여행팀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인으로만 구성됐다. (출처: 뉴시스)

크루 드래건은 3시간 후 국제우주정거장(420㎞), 허블 우주망원경(540㎞)보다 더 높은 575㎞ 궤도에 진입(최고 고도 585㎞)했고, 이후 사흘간 시속 2만 7359㎞로 지구 주위를 1시간 30분에 한 번씩 선회했다.

아이잭먼은 우주에서 지구를 선회 중이던 지난 17일 생방송에서 “우리는 이곳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안다”며 “지금 모든 시간을 과학 연구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의 우주 관광은 불과 몇 분 동안 중력이 거의 없는 ‘극미 중력’ 상태를 체험하는 저궤도 비행이지만, 이번 비행은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높은 우주 공간을 무대로 한 것과 민간인으로만 구성됐다는 점에서 진짜 민간인 우주관광의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N 방송은 “민간인들을 위한 새로운 우주여행 시대의 시작”이라고 전했으며, 영국 가디언지는 “우주 관광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