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프랑스 정부가 최근 발표된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출범 발표에 반발해 17일(현지시간)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즉각 소환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예외적인 중대성’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호주는 프랑스와 2016년에 체결한 400억 달러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을 건조하기로 한 계약을 파기하고 대신 3국 안보 협력 관계를 맺은 후 미국과 영국의 기술로 최소한 8척의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이를 두고 ‘배신’이라고 불렀다.

프랑스의 한 외교 소식통은 로이터에 정부가 자국 대사를 이런 식으로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18일 대사 소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프랑스와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다른 문제들에 대해 정부간 협력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마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은 “호주는 우리의 결정에 대한 프랑스의 깊은 실망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프랑스에 대해 ‘활력 있는 동맹국’이라 칭하며 이번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며칠간 관여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 성명은 영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 소식통은 영국이 이 협정에 기회주의적인 방식으로 동참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와 호주와의 이번 갈등은 호주가 남태평양에서 핵실험을 재개하기로 했던 프랑스의 결정에 항의하고 대사를 소환한 1995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새로운 협정에 대해 미리 소식을 받지 않았다는 프랑스의 비난을 일축하고 그가 지난 6월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호주가 해군 그룹 협정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5aa 라디오에 출연해 마크롱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그러한 우려를 밝혔다며 “이것이 호주가 우리의 국익을 위해 결정을 내려야할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일 프랑스가 이 지역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프랑스인들의 격렬한 항의를 잠재우려고 노력했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센터의 피에르 모르코스는 이번 프랑스의 움직임이 역사적이라며 “블링컨 장관으로부터 어제 들은 말들은 특히 프랑스 당국이 이 협정이 몇 달 전부터 진행 중이었음을 알게 된 이후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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