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출처: 연합뉴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출처: 연합뉴스)

합참 포착… 올해만 다섯 번째

“비행거리 약800㎞, 고도 60여㎞”

왕이 방한 시점 北도발에도 주목

北두둔한 왕이 향후 메시지에 관심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공개 이틀만인 15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선 것인데, 특히 전날 한미일 수석대표협의에 이어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맞물리는 상황이라 그 의도가 뭔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순항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미국 등 국제사회도 관련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합참 “北, 탄도미사일 2발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낮 국방부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은 오늘 오후 중부내륙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800㎞, 고도 60여㎞로 탐지했다”며 “추가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시위는 다섯 번째이며, 북한의 보도대로라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지 닷새만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과 3월 21일 북한은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로 쐈다. 최근에는 지난 11~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군 당국의 발표가 없어 예단할 순 없지만, 지난 3월과 같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에 따르면 당시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은 발사 후 하강 단계에서 ‘풀업(Pull-up·급상승)’ 기동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비행 후 고도를 다시 올려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요격이 어렵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감시와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북한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 비교 (출처: 연합뉴스)
[그래픽] 북한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 비교 (출처: 연합뉴스)

◆전문가 “北도발, 복합적 메시지”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신호탄으로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저강도 도발’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인데, 이는 자체 국방 계획에 따른 군사력 강화 차원인 동시에 한미에 대한 대남‧대미 압박 등 복합적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번 발사는 8차 당 대회에서 내세운 국방계획의 일환인 성능 개선의 차원인데다 군사력 과시로 자신들의 대화 재개 조건 관철 등 대내외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상국 조선대 군사학과 교수도 “관심끌기용이다. 미측이 자신들에게 진전된 방향성을 내보이지 않는데 대한 불만 표시”라며 “여기에 최근 전방위 외교전을 펼치는 우리 측에 중간에서 역할을 해 달라는 표현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협의에 이어 왕이 부장이 방한한 시점인 것도 주목되는 대목인데, 공교롭게도 왕이 부장이 북한의 앞선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사실상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직후여서 관심이 쏠렸다.

왕이 부장은 이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다른 나라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북한뿐 아니라 각국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군사 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안보리 제재 대상도 아닌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중국 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제재 위반 행위라 왕이 부장이 방한하는 와중에 발사한 것은 중국 측에도 부담을 주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2021.9.15 (출처: 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2021.9.15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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