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필리핀 케손시에서 한 초등학생(오른쪽)이 새 학년 개학 첫날 집에서 노트북을 통해 수업을 듣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수백만명의 학생들이 2년째 원격 학습을 계속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3일 필리핀 케손시에서 한 초등학생(오른쪽)이 새 학년 개학 첫날 집에서 노트북을 통해 수업을 듣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수백만명의 학생들이 2년째 원격 학습을 계속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블룸버그 코로나 6개월 전망

“세계 인구 90% 면역 생겨야”

아프리카 접종률은 5% 미만

독감 형태 되도 추가 백신 必

나라별 종식 기준·과정 달라

[천지일보=이솜 기자] 향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볼 수 있길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몇 가지 나쁜 소식이 있다.

발병은 계속되고 수업은 취소되며 학교는 이따금 문을 닫게 될 것이다. 백신 접종을 받은 요양원 주민들은 감염에 대한 새로운 공포에 직면하고, 재택근무와 출근이 반복될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보건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향후 6개월간 코로나19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는 산불… 끝까지 태울 것 찾아”

전문가들은 대유행이 끝나기 전에 거의 모든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 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코로나19 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고 있다”며 “그러면 이(유행)는 다소 급박하게 떨어질 것이다. 이후 올해 가을과 겨울에 또 다른 유행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 수십억명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못해 바이러스를 제거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각국에서 경제 재개방을 추진함에 따라 앞으로 몇 달 동안 교실, 대중교통, 직장에서 더 많은 발병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스터흘름 소장은 코로나19를 산불에 비유하며 “이 바이러스는 태울 수 있는 모든 재목을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론 시몬센 덴마크 로스킬레 대학의 전염병학자이자 인구보건학 교수에 따르면 지난 130년간 문서화된 5개의 독감 유행병은 코로나19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한다.

그러나 SARS-CoV-2로 알려진 코로나19의 바이러스는 과거의 유행병과 같은 경로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이 바이러스는 세계에서 지금껏 46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면서 1918년 스페인 독감 발생 당시보다 두 배 이상 치명적이다.

말레이시아, 멕시코, 이란, 호주를 포함한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들은 전염성이 큰 델타 변이에 의해 가장 큰 유행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가 여전히 지구상의 방대한 지역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가운데 또 다른 새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몬센 교수는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대유행은 사실 더 치명적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는 독감과 같은 형태가 될 수 있지만 바이러스가 진화함에 따라 정기적인 백신 접종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최악의 경우, SARS-CoV-2는 1세대 백신에 대해 완전히 내성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일부 연구원들은 내다봤다.

◆코로나 종식 키는 결국 ‘백신’

분명한 것은 전염병이 6개월 내에는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인구의 90~95%가 백신이나 이전의 감염으로 면역력을 가져야 현재의 발병이 길들여질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한다.

결국 핵심은 백신 접종이다. 블룸버그의 백신 추적기에 따르면 현재 56억 6천만회분 이상의 백신이 전 세계에서 접종됐다. 그러나 유럽연합(EU), 북미 등 일부 나라들의 높은 접종률은 다른 국가들의 실패를 감추고 있다. 아프리카의 대부분 나라들의 백신 공급은 인구의 5% 미만이다.

나라와 지역별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준과 과정은 각각 다를 것으로 보인다.

영국 옥스퍼드대 에리카 차터스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시기는 이전 팬데믹들처럼 지역별로 다를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코로나19와 어느 정도 수준에서 공존할 수 있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덴마크와 싱가포르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등은 개방을 하는 한편 기록적인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중국과 홍콩, 뉴질랜드는 ‘확진자 0명’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다짐하면서 전염병 대책으로 야기된 혼란을 뒤로 할 가장 마지막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터스 교수는 “대유행은 생물학적 현상이지만 정치적, 사회적 현상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겸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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