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여성 대선후보 파우지아 유수프 H. 애덤. (출처: 뉴시스)
소말리아 여성 대선후보 파우지아 유수프 H. 애덤. (출처: 뉴시스)

(나이로비=연합뉴스) 보수 이슬람 국가인 소말리아에서 보기 드물게 여성 의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주목받고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소말리아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이자 부총리를 역임한 파우지아 유수프 H. 애덤이 내달부터 시행되는 대선에 출마했다고 AP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소말리아 의회 의원인 애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종종 소외당하는 나라에서는 표를 얻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은 외무부를 이끄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애덤은 "그들은 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와 함께 일하는 것을 매우 꺼렸다"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여성들이 지난 30년간 분쟁에 빠진 소말리아의 재건을 돕기 위해 귀국하고 있지만, 애덤의 대선 출마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대체로 회의적이다.

심지어 친구와 동료들조차 여성이라는 성별 때문에 그녀가 대통령이 될 기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홀로 세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인 애덤은 여러 차례 연기된 이번 대선에 자신이 출마하는 의미는 여러 면에서 헛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모하메드 후세인 로블레 소말리아 총리는 소말리아를 방문한 유엔 외교단에 최근 자신과 대통령의 갈등에도 대선이 내달 1일부터 11월 25일 사이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은 "나는 여성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싶다. 그래서 가까운 장래에 많은 여성이 용기를 내어 출마해 당선될 것이다"라며 지금이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울 때라고 역설했다.

애덤이 대선 출마를 결심하게 된 데에는 현지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준동으로 파괴된 소말리아를 바로 세우려는 의지도 작용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이 나라에는 혼란이 있었다. 젊은이들이 파리처럼 죽어가고, 서로 죽이고 자폭하며 타인을 살상해 왔다"고 개탄했다.

애덤은 여느 소말리아 여성들과는 인생 행로가 사뭇 달랐다.

군 장성과 결혼하고서 수년 전 고향인 북부 소말릴란드에서 처음 정계에 입문했지만, 지역 정치인들이 자신을 위협적인 존재로 본다며 수도 모가디슈로 피신했다.

나중에 정당인 국민민주당(NDP)을 창당하고서 소말리아 정치권 내 고위직에 올랐다.

그는 "내가 당선되면 중앙정부를 소말릴란드와 합쳐 조국을 통일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나는 그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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