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9.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9.4

충청서 과반 압승한 이재명

정책 발표해 경쟁력 부각

이낙연, 전략 수정 필요성↑

文정부와의 차별성도 없어
 

1차 슈퍼위크·호남 변수로

밴드웨건 효과 있을지 주목

후발주자 합종연횡도 관심

“단일화 실익 없을 듯” 전망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며 우위를 선점했다. 이로써 이 지사가 이른바 대세론을 이어갈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등 후발주자들이 반전의 계기를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6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지사는 대전·충남에 이어 세종·충북에서도 과반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세론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지사는 4~5일 대전과 충북 청주에서 차례로 열린 충청권 누적 투표자 3만 8463명 중 2만 1047표를 얻으며 54.7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1만 841표를 얻어 28.19%의 득표율에 그친 이 전 대표를 ‘더블 스코어’로 앞질렀다.

그 뒤를 이어 정세균 전 국무총리 2711표(7.05%),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619표(6.81%), 박용진 의원 911표(2.37%), 김두관 의원 334표(0.87%) 순이었다. 이 지사는 대전·충남 경선에서 54.81%를 기록한 데 이어 5일 세종·충북 경선에서도 54.54%로 이틀 연속 과반수의 표를 얻었다.

이재명 캠프는 국민선거인단의 표심이 드러나는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에서 과반 득표로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12일 1차 슈퍼위크가 64만명에 달하는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하고, 이후 호남 선거가 이어지기 때문에 전체 경선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캠프는 네거티브를 지양했던 그간 전략을 유지하며 정책 발표를 통해 경쟁력을 부각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자며 ‘원팀’ 기조도 제안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더욱 겸손한 자세로 지금과 같은 기조로 꾸준하게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겠다”며 “예선전에서 너무 많은 정책이 미리 오픈되는 것도 전략상 바람직하지 않다. 심도 있는 정책토론회나 내용은 본선에서 더욱 세부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스튜디오에서 오마이뉴스 주관으로 열린 6차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정세균 후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후보는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제공: 이낙연 캠프) ⓒ천지일보 2021.9.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스튜디오에서 오마이뉴스 주관으로 열린 6차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정세균 후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후보는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제공: 이낙연 캠프) ⓒ천지일보 2021.9.1

추격자인 이 전 대표는 충청지역 경선 결과에 대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 지사와의 격차를 좁히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만큼, 전략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그동안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의 무료변론 의혹 등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이 지사에 대한 검증의 칼날을 댔던 이 같은 네거티브 전략이 먹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략 선회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충청지역의 저조한 성적표를 놓고 ‘이낙연다움이 없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등 ‘기본 시리즈’와 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공약을 꼽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보완할 수 있는 보완책이나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대두된다.

이에 이 전 대표는 6일 대구·경북 공약 발표 국회 기자회견과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등 주요 일정을 취소했다. 전날 오후 긴급회의를 한 캠프 인사들도 이날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향후 전략에 대해) 내일(7일) 이낙연 후보가 통일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향후 승리를 가늠할 수 있는 변곡점은 무엇일까. 우선 전체 선거인단 220만명 중 64만명(30%)에 이르는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나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다. 이때도 이 지사가 과반 득표로 대세론이 확인될 경우, 오는 10월 10일 1차 경선에서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의 표심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1위를 차지한 이 지사에게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가 과반을 차지한다면, 호남 경선이 치러지기 전에 대세론이 재확인되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충청 경선 결과)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민심도 이재명에게 있었다”며 “선거인단의 경우 자신들이 의지를 갖고 신청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특성상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 유사한 흐름을 갖고 있어 (이 지사의) 55% 전후 득표율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호남의 표심 역시 중대한 변수로 지목된다. 호남은 20만명의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몰려 있어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큰 표밭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1차 슈퍼위크 결과가 호남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된다.

호남의 경우 전통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택하는 전략적인 투표를 했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이재명 캠프는 충청지역의 경선 결과를 고려하면, 밴드웨건 효과(대세에 몰아주자는 심리)도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호남에서 ‘이낙연 돌풍’이 불길 기대하는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 측 정태호 의원은 “1차 슈퍼위크에서 10%p 이내로 좁혀 잘 방어하면, 2차 슈퍼위크(10월 3일)에서 역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호남은 이낙연 후보의 출신 지역이고, 도지사를 했던 지역인 데다 실제 여론조사상으로 봐도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는 친문 당원의 지지와 호남의 조직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호남지역은 전략적인 투표를 한다.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다”며 “본선 경쟁력이 높은 사람을 이 지사로 보고 있는데, 그걸 충청도가 보여줬다. 호남의 민심도 충청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후발주자 간 합종연횡도 관심사다. 다만, 충청지역 경선 결과를 봤을 땐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지사와 후발주자 간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과반 득표를 이어갈 경우, 단일화의 실익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 왔다. 이 지사와 손발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던 추 전 장관 역시 이 전 대표를 향한 견제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후발주자들이 호남 지지를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호남 지지 결과를 보고 오는 9월 말쯤 단일화 또는 중도 포기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평론가는 “이 전 대표 외에 다른 후보들은 (득표율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를 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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