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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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전두환 정권은 급작스럽게 모든 과외를 중단시켰다. 대학 정원도 증가시켰다. 79학번의 1학년 학과 정원에 비해 80학번의 신입생 정원이 대폭 늘어났다. 학과마다 다르지만 배 이상 정원이 늘어난 학과도 있었다. 모든 사교육의 팽배는 대학을 가기 위해 과열된 경쟁에서 나온다고 봤다. 대학 정원을 늘려 좀 쉽게 들어가게 하고, 과외비에 들어가는 학부모 부담도 줄이고, 교육 사회적 문제도 해결하고자 했다.

표면적으로 사교육 단속을 통한 공교육 기능 강화와 정상화를 위한 조치였다. 기대했던 결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일부 부유층과 오도된 자식 사랑은 음지에서 내 자식만을 위한 투자로 사교육 시장을 다시 서서히 크게 만든다. 급기야 정부도 손을 들고 양성화로 정책 전환을 하기에 이른다. 이제는 한국에서 학원과 과외공부는 당연한 학습 과정의 하나가 됐다. 부작용은 적지 않으나 뚜렷한 대안이 없다.

자유시장 경제를 존중하는 한국은 어떠한 정권이 등장해도 예전과 같이 완전히 사교육 시장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중국이 사교육을 철폐하기 위해 칼을 뽑았다. 초등학생인 경우 1, 2학년은 종이 시험을 금지 시켰다. 쌍감(雙減)정책이라는 교육개혁의 일환이다. 숙제도 줄이고 사교육도 줄인다는 뜻이다. 교육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더할 정도로 명문학군이 있는 지역은 부동산값이 하늘 모르고 올랐다. 쉐취팡(學區房)이라고 불린다. 명문학군 지역에 있는 학교에 이사와 살려고 하니 그 지역만 두드러지게 집값이 올라 만들어진 신조어다. 베이징 시청(西城)에 쓰러질 정도의 집이 있다. 명문 학군 옆에 있다는 이유 하나로 지난 6월 17평이 한화로 17억 3000만원 정도다. 인근 학교에 배정받고 명문 학교에 진학도 시키고 자녀가 졸업할 때 되면 집값은 더욱 올라가니 일부 부유층에서 과감하게 집을 매입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번에 학생 인근 학교 배정 방식도 전광석 같이 폐지 시켰다. 과외 하는 학원을 급습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의 인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체포해 가기도 한다. 공동부유를 정책의 일환으로 새롭게 내놓은 시진핑 정권이다. 미래의 빈부격차를 만들어내는 원인 중에, 하나가 교육의 편차에 있다고 진단했다.

사교육이 격차를 만드는 원천이 될 수 있고, 사상적으로도 지나친 자유시장적 생각들이 교육을 통해 넘쳐나는 것에 대한 우려이기도 하다. 하나를 낳아 기르기에 자식에 대한 투자가 만만치 않다. 과도한 자식에 대한 사랑은 소황제를 양산했고 내 자식에 대한 어떠한 교육적 투자도 주저시키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1979년부터 유지해온 1자녀 산아제한 정책도 폐기 시켰다. 경제시스템 제고에 인구가 경쟁력임을 직감했다.

자식이 둘 이상이면 교육에 대해 덜 민감해질 것이고, 인구도 늘어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니 분명 일석이조다. 사교육의 팽배는 자유교육의 이름으로 통제범위 밖에서 계속 확장되는 신진 사고 자유 인민의 폭발적 증가 우려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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