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초선인 김승원 의원이 언론중재법 본회의 상정 무산을 놓고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GSGG’라고 표현했다가 그 표현이 ‘개XXX’라는 욕설 논란에 휩싸이자 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김 의원은 당초 그 표현이 욕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그 해명이 오히려 더 여론의 뭇매를 받자 끝내 공개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국회가 막장이고 국민이 우습게 보인다 하더라도 국회의원 신분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말이며 또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도 유분수다.

김승원 의원은 박병석 의장에 대한 사죄와 함께 언론중재법 처리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 의원은 “언론 피해자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쓴 ‘언론에 당해 봤어?’라는 책을 읽으며 감정이 많이 이입됐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 언론 현실에 대한 부끄러운 측면과 이에 분노하는 김 의원의 심정을 모르는바 아니다. 그리고 ‘가짜 뉴스’를 비롯해 각 종 음모와 조작 등의 기사로 피해를 본 국민이 얼마나 많은지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언론개혁의 당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사실도 충분히 동의한다.

그러나 개혁은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그 개혁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만큼의 저항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약한 개혁안은 야당의 강한 반발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개혁의 당사자들은 더 크게 반발할 수도 있다. 지금이 딱 이런 상황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좀 더 세심하게, 좀 더 명확하게 설계를 했어야 했다. 그것이 전제 되지 않았다면 섣부른 강행처리는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한 것도 이런 배경일 것이다. 의회주의자이며 언론인 출신으로서 박 의장의 신중한 처신은 오히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이 그런 박 의장을 향해 칭찬도 부족할 판에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심지어 욕설까지 내뱉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을, 언론인들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승원 의원이 즉시 사과하기는 했지만 박병석 의장에 대한 욕설 논란은 너무 심했다. 형식과 내용 모든 면에서 김 의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제 민주당 지도부가 어떻게 나올지를 지켜 볼 일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의 징계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한 발 더 빨리 나서야 한다. 이번에도 그냥 뭉개는 식으로 간다면 송영길 대표체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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