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not caption

지난 8월 24일은 한•중 수교 29주년이었다. 코로나19와 미•중 패권 다툼으로 인해 표면적으로 보면 전 부문에서 조용히 지나갔다. 워낙 한국에게는 중요한 국가 중국이기에 차제에 29년을 생각해 본다. 1992년 8월 24일은 그동안 한국독립과 해방을 위해 자유민주 가치를 공유, 우정을 나누고 반공산주의 활동을 함께했던 대만과 단교하고, 배신자의 소리를 들으면서 중국과 결단을 내리고 국교 정상화를 이루어 낸 날이다. 반면에 한국은 한 개의 중국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두 개의 한국, 북한과 남한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지워지지 않는 수교외교 역사에서 1%가 부족했던 불가피한 날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안정과 통일 경제적 이익을 담보하기 위해 소의를 버리고 대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전반적인 양해들은 29년 동안 관통하는 주류의 논리들이다. 그러기에 양국의 더 나은 미래와 한계를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반추해보는 것이 요망되는 시기가 도래했다. 시사인의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의 젊은이들은 일본보다 중국을 더 싫어한다는 놀라운 결과이다. 2017년 사드 제재와 중국인들의 애국적 천편일률적 집단적 행동들을 계기로 반중감정으로 대부분 돌아서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까지 807만명 왔던 중국인 관광객 유커들은 2017년 반 토막이 됐다. 2019년 600만명선이 회복되더니 작년 68만 6000명으로 급감했다. 물론 수교 이후 1995년 17만 8000명에 불과했다. 현 상황을 면밀하게 보면 미국의 사드 배치를 계기로 한중 관계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노정됐다. 경제적으로 상호의존성이 분명 존재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92년 대중 수출은 27억 달러다. 약 3조 1000억원이다. 2018년 정점을 찍는다.

1621억 달러 약 188조원이다. 61배 증가했다. 2020년 1328억 달러로 약 154조원이다. 줄고 있다. 이는 중국이 제조업 등 국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자급률이 제고되면서 경제구조도 변한 결과이다. GDP를 분석해 보면 1992년 수교 당시 한국은 3560억 달러에서 작년 1조 6310억 달러이다. 약 4.6배 성장했다. 중국은 동기 4920억 달러에서 14조 7230억 달러이다. 29.9배 성장했다. 1인당 GDP로 보면 8126달러에서 작년 3만 1497달러이다. 약 3.9배 증가했다.

중국은 420달러에서 1만 484달러로 약 25배 증가했다. 규모가 한국의 5.2% 수준에서 33.3% 수준까지 추격했다. 한국 수출액은 수교 당해년 770억 달러이다. 2020년 5130억 달러이다. 6.7배 성장했다. 중국은 860억 달러에서 5조 5980억 달러이다. 약 65.1배로 성장했다. 종합국력과 총량 인구가 기저에서 제공하는 월등한 경쟁력의 우위는 넘기 어려운 벽이 되고 있다. 차이가 점점 커질 확률이 높다. 수교 전후 한국을 배우고자 했던 중국은 이제 와서 미국에 안보적으로 경도된 국가이기에 관리의 대상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시진핑이 방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감과 오만함의 끝을 보이고 있다. 대중전략의 정치(精緻)함을 수립해, 비교우위가 그나마 존재하는 반도체 문화산업 등에서 대중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가는 사즉생의 자세를 갖춰야만 극중(克中)하는 첩경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