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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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백신 접종 못했어요?” 미국 현지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미국인 친구는 깜짝 놀라 전화로 필자에게 다시 물었다.

마스크를 벗고 야구장에서 야구를 즐기는 미국인들에게 아직도 반 이상이 1차 백신도 맞지 못한 한국의 현실에 크게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을을 앞두고 최근 50%가 넘는 국민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며 자화자찬했다. 백신 조기 확보 실패로 인해 학생, 자영업자 등을 포함해 국민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 대해선 크게 죄송하다는 표현을 삼가고 엄격한 방역수칙만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국민을 안심시켰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백신이 잘돼간다는 자화자찬 메시지로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고 했다. 여름 전부터 백신 물량확보를 자랑하고 접종률도 순조롭게 높여간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부의 백신 보급 뒷북에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이들은 국민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나들며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잠복기를 고려하고 추석 연휴까지 다가오면서 방역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코로나 확산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역당국이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뒤따르는 것을 알지만 밤 9시로 강도 높은 영업제한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결국 2차 접종완료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의 접종률은 세계 접종률과 비교하면 아직 멀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회원국 중에서도 꼴찌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K-방역 모범국 자화자찬이 쏙 들어가는 이유다.

2학기 개학이 된 시점에서 한창 배움에 목말라 있는 학생들이 과연 학교나 제대로 갈 수 있을지, 그동안 꽉 막혔던 백신 수급에 숨통이 언제 트일지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도 한계를 넘었다.

장사가 되는 곳은 여전히 되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에게는 쓸쓸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명동이나 홍대 곳곳에 빈 점포가 눈에 띄고 다시 시작된 거리두기 연장으로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지쳤다는 반응이다. 결국 해결책은 백신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빨리 맞느냐는 것이다. 백신 확보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문 정부의 행정과 더불어 금리인상, 대출 축소까지 감행한 금융당국의 강경 정책으로 서민들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방역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면 내년 가을쯤에는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우치 소장도 코로나 확산은 전적으로 백신 접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달렸다며 인구 대다수가 백신을 맞는다면 전 세계가 내년 가을로 접어들면서 코로나를 잘 통제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거리두기만을 계속 연장하는 것에 멈춰서는 코로나를 막을 수 없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자영업자들을 달래려고 몇 푼 쥐여주며 좀 더 버텨보라는 식의 달래기는 그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 문 정부는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빠르다고 속이지 말고 하루빨리 실질적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 위기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재의 저조한 백신 접종률에 전 세계 외국인들이 놀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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