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농업기술센터 내 잔디밭에서 동물복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8.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농업기술센터 내 잔디밭에서 동물복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8.20

경기도 “화재 사고를 정치 공격 소재로”

與野 대선주자는 비판, 지사직 사퇴 요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악재가 겹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황교익씨가 ‘보은 인사’ 논란으로 자진사퇴한 데 이어 이제는 지난 6월 17일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시 이 지사의 행적이 도마에 올랐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적절치 못했다는 질타를 쏟아냈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17일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사고 당일 황교익씨와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를 통해 먹방 녹화촬영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화재 대응에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20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동물복지공약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가 빠지고 있는 구조현장에 왜 가지 않느냐고 문제 삼지 않는다”며 “지휘를 했느냐 안 했느냐, 알고 있었느냐 보고를 받았느냐를 문제 삼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재 당시) 마산과 창원에 가 있기는 했지만,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파악도 하고 있었고, 그에 맞게 지휘도 했다”며 “다음 날 일정을 취소하고 마산에서 네 시간 넘게 한방에 저녁도 먹지 않고 달려 현장에 갔다”고 반박했다.

경기도도 자료를 내고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며 “이 지사는 재난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애끊는 화재 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7일 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쿠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0분께 경기 이천 마장면 덕평 쿠팡물류센터에서 불이 났다. 큰 불은 오전 8시 20분쯤 거의 잡혔으나 잔불을 정리하던 오전 11시 50쯤 불길이 다시 치솟으면서 현재까지 소방대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이날 오후 7시 기준 진압대원 등 소방 인력 416명과 펌프차 등 장비 139대를 동원해 불이 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진압하고 있지만, 건물 최고 상층부인 지상 4층까지 화염이 확산된 상태다. ⓒ천지일보 2021.6.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7일 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쿠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0분께 경기 이천 마장면 덕평 쿠팡물류센터에서 불이 났다. 큰 불은 오전 8시 20분쯤 거의 잡혔으나 잔불을 정리하던 오전 11시 50쯤 불길이 다시 치솟으면서 현재까지 소방대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이날 오후 7시 기준 진압대원 등 소방 인력 416명과 펌프차 등 장비 139대를 동원해 불이 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진압하고 있지만, 건물 최고 상층부인 지상 4층까지 화염이 확산된 상태다. ⓒ천지일보 2021.6.18

하지만 정치권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지사가 대선후보는 물론 지사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보도가 나왔다.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백 번을 되짚어도 명백한 사실은 이재명 지사가 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그 자명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어찌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정 전 총리는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할 줄 아는 것이 정치인의 윤리이자 덕목”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 후보가 도민에 대한 책임을 운운하는 것이 매우 가증스럽다. 지사 찬스 남용 때문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아닌, 경기도민이 해고를 시켜야 할 상황”이라며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해당 사태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윤희숙 의원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 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들거리는 장면은 싸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끼친다”고 했다.

이어 “긴말 필요 없고, 정상인 범위를 이렇게 벗어난 사람이 공직에 있는 것을 참아줄 국민이 어디 있겠나. 경기도 지사건, 대선 후보건 모두 당장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고립된 소방관의 사투 소식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출연을 하고 있었다면, 1400만 경기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도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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