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출처: 연합뉴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출처: 연합뉴스)

20일, 22~25일도 발령 예고

전문가 “北저강도 도발 가능성”

軍 “현재 北훈련 외 특이동향 없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올해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 사작에 맞춰 미사일 시험발사 계획을 관계기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최전방 지역에서 ‘진지점령’ 훈련 등을 하는 것 외에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그간에도 연합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같은 훈련을 반복해왔다.

◆北통보에 항행경보 日발령

19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북한 수로국은 ‘동해상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계획’이라고 일본 측에 통보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이에 일본 해상보안청 해양정보부는 지난 11~13일 및 15~19일 기간 통상 미사일 시험 발사나 포 사격 훈련 전에 선박의 항해에 주의를 촉구하는 조치인 ‘국제항행경보’를 동해 동북부 해상 일대에 발령했다.

항행경보는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수로국(IHO)이 설립한 세계항행경보시스템(WWNWS)을 통해 발령된다. 전 세계 바다는 16개 구역으로 나눠 조정·관리되며, 동해를 포함한 서태평양 일대의 경우 일본 해상보안청이 담당한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현재까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최근 북한 지역의 기상여건이 나빠 미사일 발사를 보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사일 발사 시험의 경우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인데, 실제로 북한에선 지난 10일 이후 함경도·평안도 등 대부분 지역에 구름이 많이 낀 가운데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엔 폭우가 쏟아졌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함경남도 영광군과 신흥군, 홍원군, 단천시 등 최근 수해가 발생한 지역을 돌아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김 총리는 복구 작업에 나선 군인들을 격려하고 수재민의 생활 보장과 복구 중에 발생하는 문제 등을 확인했다. 이어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룡성기계연합기업소, 2·8비날론연합기업소도 찾아 생산 정상화 대책을 논의했다. 2021.8.12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함경남도 영광군과 신흥군, 홍원군, 단천시 등 최근 수해가 발생한 지역을 돌아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김 총리는 복구 작업에 나선 군인들을 격려하고 수재민의 생활 보장과 복구 중에 발생하는 문제 등을 확인했다. 이어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룡성기계연합기업소, 2·8비날론연합기업소도 찾아 생산 정상화 대책을 논의했다. 2021.8.12

◆北도발 가능성에 주목

다만 일본 해상보안청이 20일과 22~25일에도 해당 해역에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항행구역경보 발령을 예고해놓은 상황인 만큼, 북한이 이 기간 미사일 등의 도발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담화를 잇따라 내고 연합훈련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등 ‘안보위기’를 운운했던 터라, 외부 여건이 허락된다면 도발 등 반발의 강도를 높이지 않겠느냐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저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말해놓은 게 있으니 조치를 취하려고 할 텐데, 대화 여지 등 외교 공간을 남겨두려는 선에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 군 당국은 이달 16일부터 올 후반기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을 실시하고 있다. CCPT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서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북한도 최전방 초소로 다수 병력을 이동시켜 진지점령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우리 군 당국은 지난 7월 시작된 북한군 하계훈련의 일환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PG)[정연주,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PG)[정연주,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軍 “항행경보 요청은 러시아”

이런 가운데 군 관계자는 이날 지난 11일부터 동해상에 발령 중인 ‘항행경보’를 요청한 주체가 러시아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 소식통이 ‘북한이 15일부터 이틀간 동해 해상에 항행경보를 발령했다’고 전한 데 대해선 “일본 해상보안청의 항행경보가 아닌 북한 자체적인 경보 발령 여부인지는 확인이 제한된다”는 입장이다. 11일 이후 항행경보는 러시아 측에 따른 것이지만, 15~16일은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지난 2009년 북한 조선수로국을 통해 포사격 훈련 계획 등에 대한 계획을 통보받고, 그에 따른 국제항행경보를 발령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가 아닌 미사일 발사 등 무기시험 땐 항행경보 발령을 요청하지 않아 국제사회로부터 ‘선박·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이번 동해 동북방 해역의 미사일 발사 관련 항행경보가 정말 북한이 요청한 것이라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 8월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2020년 8월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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