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타버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사업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 메타버스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은 메타버스 전담 조직을 신설해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협력업체를 물색하는 등 차세대 금융사업으로 메타버스를 선정하는 추세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와 소통하고 이해 폭을 넓혀 가상세계 플랫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접두사 ‘메타(Meta)’에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넘어선 초월의 세계를 뜻한다.

흔히 ‘로블록스’나 네이버Z의 ‘제페토’ 등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언급된다.메타버스는 현실보다 현실같은 공간을 구축할 수 있고, 아바타를 현실 공간으로 불러낼 수 있는 등 가상과 현실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2030세대의 열광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 정보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일평균 활성화 시간은 2018년 180시간 수준에서 200시간대로 늘었다.

또 지난 2019년 50조원에 달했던 메타버스의 시장규모는 오는 2030년 170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4대 시중은행은 메타버스를 통한 신규 콘텐츠 개발과 회의,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먼저 메타버스 플랫폼 내 은행 영업점을 만들 예정이다. 메타버스를 이용해 콘서트와 실시간 야구 중계 등이 진행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은행 업무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은 영업점을 메타버스에 이식하는 것 외에도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는 금융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로블록스의 경우 유저가 생산하는 콘텐츠, 상품은 자체 화폐 ‘로벅스’를 통해 소비되는데, 이 화폐를 환전하고 지불 결제에 이용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모두 금융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만나지 않아도 회의·비대면 업무 가능해요”


KB국민은행이 메타버스 시장 성장에 발맞춰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 테스트베드를 금융과 연계하는 실험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 국민은행은 게더(Gather)플랫폼을 활용한 ‘KB금융타운’을 오픈했다. 게더는 같은 공간에 모인 아바타끼리만 화상 대화가 가능하도록 가상공간을 구현한 플랫폼이다. 소통이 제한적인 모바일뱅킹과 달리 현실과 혼합된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소통할 수 있다.

KB금융타운은 ▲금융·비즈센터 ▲재택센터 ▲놀이공간 등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금융·비즈센터의 경우 영업점, 홍보·채용 상담부스, 대강당, 소셜공간으로 구성했다. 재택센터는 재택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 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업이 가능하도록 꾸몄다. 놀이공간에는 공원과 미로찾기 게임 등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국민은행은 메타버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올해는 아바타와 가상 영업점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를 시도해 활용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10~20년 전까지 모바일·인터넷 뱅킹이 실험적이었지만 현재 주거래 채널이 된 것처럼 메타버스도 새로운 금융 서비스 채널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견해에서다.

국민은행의 가상 영업점은 실험단계지만, 가상 사무실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재택근무 중인 직원의 회의와 비대면 업무를 KB금융타운 안에서 진행했다. 이와 함께 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금융 콘텐츠 개발도 추진한다. 로블록스와 가상 현실기기를 활용한 가상금융 체험관을 실험하고 아바타와 AI를 활용해 메타버스 영업점을 구축해 고객상담·이체·상품 가입 등 금융서비스 제공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제공: 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

◆신한은행, 자체 플렛폼에서 야구·금융투자 즐겨볼까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탑승을 위해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한다. 자체 플랫폼을 통해 가상 영업점·야구장·캠퍼스를 구축하고 금융·비금융 콘텐츠 제공에 나설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입찰공고를 통해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제휴 업체 선정에 나섰다. 시중은행 중에서 독자적 플랫폼으로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하는 시도는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타 은행의 경우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나 SK텔레콤의 이프렌드 등 외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먼저 금융과 비금융 경험이 가능한 메타버스 디지털 웹 기반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게임환경을 빌려 아바타, 가상공간,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을 적용한 UI·UX 및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신한은행은 금융 콘텐츠에 게임 요소를 적용, 미션 및 보상시스템, 아이템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게임 형태의 가상 투자 시뮬레이션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영업점과 연계 시스템을 구축, 대고객 강의와 상품 안내 등 정보제공을 위한 가상공간을 만들고 직원들의 업무와 소통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비금융 서비스로는 야구장과 대학 캠퍼스가 구현된다. 야구장의 경우 도쿄올림픽 때의 ‘신한 SOL 베이스볼 파크’와 유사하다. 이를 통해 실시간 중계와 게임 등 야구 콘텐츠를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별도로 구축하고 있는 ‘스마트캠퍼스’ 플랫폼과의 연계도 준비 중이다. 메타버스 내 캠퍼스를 구현해 학교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바일 학생증을 연계한 커뮤니티 콘텐츠를 운영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약 17억원의 예산을 산정해 1년 안에 플랫폼 구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제공: 신한은행) ⓒ천지일보 2021.7.23
(제공: 신한은행)

◆하나은행, 가상공간 연수원·캠퍼스서 행사 진행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생태계에 본격 참여하기 위해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와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벗바리 활동’ 수료식을 진행했다.

새롭게 건설된 하나글로벌캠퍼스는 하나금융이 첫 번째로 공개하는 메타버스 공간이다. 지난 2019년 5월 인천 청라에 오픈한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생생하게 구현해 현실세계의 연수원을 방문한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메타버스 연수원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 연수만 받고 한 번도 연수원에 가보지 못했던 신입행원들이 ‘만약 가볼 수 없다면, 직접 만들고 경험해보자’는 도전의식으로 또 하나의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완성해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디지털경험본부 조직 내 메타버스 전담조직인 ‘디지털혁신TFT’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협력하고 MZ세대 고객을 위한 체험공간을 구축하는 사업 등을 맡는다. 디지털혁신TFT는 ▲원천기술 보유업체와의 비즈니스 협력·투자 방향 검토 ▲PB손님을 위한 세미나·강연 및 상담서비스 ▲MZ세대 고객과 소통을 위한 체험공간 구축 ▲AR·VR 기술을 활용한 영업지원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검토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해당 조직은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로 활동을 시작했다. 디지털경험본부 유닛리더 회의에서 리더들은 이프랜드에 접속 후 자신의 아바타를 활용해 각자 준비한 자료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토론했다.

앞으로 하나은행은 본점, 영업현장 회의에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미 연수 프로그램엔 메타버스를 적용했다. 하나은행은 향후 지식포럼, 리더십 과정 등으로 확대해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 디지털경험본부 유닛리더들이 본부회의를 마치고, 유닛리더 아바타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 하나은행) ⓒ천지일보 2021.8.6
(제공: 하나은행)

◆우리은행 “MZ세대와 소통, 미래금융 사업 추진까지”


우리은행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사회소비 활동의 핵심계층으로 부상하는 것에 따라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또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미래금융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지난달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WOORI-MZ’ 소통 행사에서 직접 캐릭터를 만나 MZ세대 직원들과 만났다. 당시 권 행장은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참여해 직급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소통행사는 ▲아바타와 친해지기 ▲아이스 브레이킹 게임(MZ 너의 생각이 궁금해, MZ가 우리은행에 바란다) ▲단체사진 촬영 및 셀카 이벤트 등 MZ세대 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회원사로 가입해 자체 플랫폼 개발에 나설 기술협력업체를 찾고 있다. 과학정보통신기술부가 주관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랩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표 기업 200여곳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미래금융 플랫폼과 오프라인 메타버스 브랜치 개발을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내 업계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메타버스 미래금융 플랫폼은 디지털 휴먼 기반의 인공지능(AI) 은행원을 활용해 우리WON뱅킹이 미래 메타버스 시대에 어떻게 진화해 나가야 하는지 사용자 관점에서 업계 전문가들과 서비스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오프라인 메타버스 브랜치는 ‘사용자가 편리한 은행 영업점의 디지털화’라는 우리은행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추진 방향에 맞춰, 현실 영업점에 증강현실(AR) 기반 금융정보 및 서비스를 더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객들이 AR 서비스를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시범 영업점을 만들어 컨텐츠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제공: 우리은행) ⓒ천지일보 2021.7.13
(제공: 우리은행)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