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 (출처: 연합뉴스)
김원웅 광복회장.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도 논란

국힘 “김원웅, 즉각 사퇴해야”

“靑, 몰랐다면 무능 알았다면 공범”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이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보수정권을 친일정권으로 규정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하면서 우리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켰다.

15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문화역 서울284(구 서울역사)에서 진행된 광복절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최소 규모로 치러졌으며 현장 발언 또한 최소화됐다.

김 회장은 기념식 현장에 참석했지만 기념사는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대체됐다.

그는 이날 기념사를 통해 이승만·박근혜 정부 등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하고 고(故) 백선엽 장군의 친일 시비에 대해 거론하며 논란을 키웠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별세한 백 장군에 대해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해 홍구공원에서 던진 폭탄에 일본 육군대신 출신 시라카와 요시노리가 죽었다. 백선엽은 얼마나 그를 흠모했던지 시라카와 요시노리로 창씨개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촛불혁명으로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은 무너졌지만 이들을 집권하게 한 친일 반민족 기득권 구조는 아직도 ‘철의 카르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친일 반민족 족벌언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거짓·왜곡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을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평했고 애국가에 대해서는 “민족반역자(안익태 선생)가 작곡한 노래”라고 말한 바 있다.

김 회장의 발언을 두고 야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린 막무가내 기념사로 광복절 기념식을 자기 정치의 장으로 오염시켰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들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들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그는 “매년 반복되는 김 회장의 망언을 방치해 국민 분열을 방조한 대통령도 근본 책임이 있다”며 “국가보훈처를 통해 광복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준우 대변인은 SNS에서 “광기 어린 신념이다. 솔직히 생중계를 보며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라며 “청와대와 조율을 마친 작품이란 게 더욱 놀랍다”라고 말했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SNS에서 김 회장을 향해 “당신의 지긋지긋한 친일팔이”라며 “국민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문재인 정권의 ‘이념 망상’이 뜻깊은 광복절을 더 욕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김원웅 당신 같은 사람이 저주하고 조롱할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예비후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궤변과 증오로 가득 찬 김 회장의 기념사 내용이 정부 측과 사전에 조율된 것이라 하니, 이 정부가 광복절을 기념해 말하고 싶은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린다”라고 꼬집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김 회장의 기념사 녹화 현장에서 참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는 “탁 비서관은 기념사 녹화 현장에 없었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탁 비서관 외 다른 청와대 관계자가 녹화 현장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 회장의 기념사가 사전에 정부와 조율했었다’는 보도에 대해 “언급할 사항이 없다.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가 이를 사전에 확인하고 조율하지 못한 것도 문제인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천지일보와 통화에서 “청와대가 사전에 조율하지 못했다면 무능함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고 알았다면 공범”이라면서 “입을 열때마다 논란을 일으키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사퇴나 해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이 28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관순열사 추모각에서 거행된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8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이 28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관순열사 추모각에서 거행된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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