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29

이준석 “언론인에 대부분 전달”

윤석열 “공정과 상식 우선해야”

말 아끼던 최재형도 우려 표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예비후보와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봉합되어가던 갈등 국면이 재점화됐다. 이 대표가 “사실무근”이라며 수습에 나서고는 있지만, 내홍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2일 윤 전 총장과의 통화를 녹음했고 대표 측 실무진이 통화내용을 문서화하는 과정에서 당 밖으로 유출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해당 통화는 윤 예비후보가 캠프 정무 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의 ‘당 대표 탄핵’ 발언 관련 유감을 표하기 위해 12일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면서 이뤄졌다. 앞서 신 실장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당 경선 준비위원회(경준위)가 추진 중인 대선 후보 토론회 관련 이 대표를 겨냥해 “당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면 탄핵도 되고 그런 것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이 대표가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당 대표)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해진다”라고 응수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해당 일자에 윤 후보와 나눈 대화는 60여 명 이상의 언론인들로부터 구체적 내용에 대한 집중 취재가 들어왔고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의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된 것”이라며 “구두로 전달된 부분을 정리해 놓은 양식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이에 윤 예비후보는 효창공원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자신과의 통화 녹취록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점을 들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광복절인 15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위 영정을 모신 의열사 등을 방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광복절인 15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위 영정을 모신 의열사 등을 방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15

이외에도 토론회의 시기와 방식 등을 두고 경준위와 대권후보 간 갈등이 커지는 것도 해결 과제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선주자 토론회를 정견 발표로 바꾸는 타협책을 검토했으나 경준위가 이를 거부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14일) 경준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을 향해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재고해 달라고 다시 요청한 상태다. 김 원내대표의 중재안은 선거관리위원회를 조기 출범시킨 후 토론회를 뒤로 미루는 것이 골자다.

윤 예비후보가 토론회를 정견발표회로 바꾸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정책토론회든 비전 발표회든 선거의 규정과 원칙에 따른 결정이면 당연히 따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예비후보 측이 토론회가 열리는 18일 전남 지역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실제 참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경선버스의 시동을 걸기 전부터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를 향해 자중하고 대선주자들과 이견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최근 이 대표를 향해 “말을 줄이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취지의 조언한 것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15일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와 윤석열 후보 사이 갈등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그동안 당의 단합을 위해 말을 아껴왔지만 더이상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이 대표와 윤 후보 모두 대의 앞에 더이상 정치 공방을 자제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서병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비롯한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서병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비롯한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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