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 참석
 

“역사문제, 국제사회 기준에 맞게 행동”

“분업과 협력은 양국이 함께 나갈 방향”

北에 ‘동북아 방역 협력체’ 동참 제안

“독립 영웅을 모시는 일은 국가 책무”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냉각된 한일관계를 두고 “우리 정부는 양국 현안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등 세계가 직면한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바로잡아야 할 역사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기준에 맞는 행동과 실천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며, 이웃나라다운 협력의 모범을 보여주게 되길 기대한다”고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해방 다음날인 1945년 8월 16일, 민족의 지도자 안재홍 선생은 삼천만 동포에게 드리는 방송 연설을 했다”며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선생은 패전한 일본과 해방된 한국이 동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식민지 민족의 피해의식을 뛰어넘는 참으로 담대하고 포용적인 역사의식이 아닐 수 없다”며 “해방으로 민족의식이 최고로 고양된 때였지만, 우리는 폐쇄적이거나 적대적인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들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들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그는 “한일 양국은 국교 정상화 이후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분업과 협력을 통한 경제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을 향해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그는 “우리에게 분단은 성장과 번영의 가장 큰 걸림돌인 동시에 항구적 평화를 가로막는 강고한 장벽이다. 우리도 이 장벽을 걷어낼 수 있다”며 “비록 통일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남북이 공존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통해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는 ‘한반도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는 지금 정보공유와 의료방역 물품 공동비축, 코로나 대응인력 공동훈련 등 협력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코로나 위협이 결코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진 지금 그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협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동아시아 생명공동체의 일원인 북한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공고하게 제도화하는 것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된다. 특히 대한민국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떨쳐내고, 사실상 섬나라에서 벗어나 대륙으로 연결될 때 누릴 수 있는 이익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한반도 평화를 꿈꾼다면, 우리의 상상력은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를 넘나들 것”이라며 “화해와 협력의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면, 강고한 장벽은 마침내 허물어지고,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새로운 희망과 번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 송환에 대해 “홍범도 장군은 역사적인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대한 독립군 사령관이었으며, 뒷날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들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쁜다”며 “물심양면으로 협력해주신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광복 직후인 1946년, 윤봉길 의사와 이봉창 의사를 시작으로 오늘 홍범도 장군까지 애국지사 백마흔네 분의 유해가 고향산천으로 돌아왔다”며 “독립 영웅들을 조국으로 모시는 일을 국가와 후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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