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실태 들으며 울기도 여러번…” 인권‧탈북을 무대에 올린다

▲ 최종률 연출은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북한 동포들을 향한 작은 결단이 일어나기를 바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지난 2006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엔 최종률 연출이 나서 북한 인권에 관한 연극을 시도하려 하니, 주변에선 “왜 굳이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하려느냐”고 물었단다.

그는 남북통일과 북한 인권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북한 이야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래서 주제는 무겁지만 무대는 밝게 표현했다. 북한 당의 간부들의 밝은 모습을 일부러 보여줬다.

“보수적인 관객들은 혹시 화를 내실 수도 있겠지만, 평양의 어두운 부분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 코믹함과 긴장감을 적절히 안배했습니다.”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으면서 울기도 여러 번.

특히 그는 “정치범 수용소 갇혀 있는 그들은 희망의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생명을 부지하고 있을 텐데…. 그 상황을 어떤 극본과 음악으로 표현해야 단 몇 퍼센트라도 진실을 표현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고 전했다.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은 타민족의 만행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동족을 유린하고 학대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최 연출은 관객에게 이번 주제를 더욱 깊이 있게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더 나아가 그저 무대위에서만 이야기를 끝낼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북한 인권에 관련한 사례 중 각색되거나 부풀려진 것, 진위 논란이 생길 정도로 왜곡 된 내용은 빼고 목격자가 다수인 명백한 사실만 다뤘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9년간 수감 후 탈북 한 김영순 씨가 예술 감독으로 작업에 참여해 더 현실적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최 연출은 애초 인권과 탈북, 북한 지하교인들의 신앙문제, 탈북자를 돕는 자들의 희생 등을 모두 표현하고 싶었지만, 인권과 탈북에 초점을 맞췄다. 신앙적인 문제는 하나의 배경으로 설정했다.

그동안 최 연출은 종교성이 짙은 작품을 선보여 왔지만, 이번 주제는 그것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기독교 뮤지컬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선교적인 문제가 주제가 아닙니다. 이 작품을 통해 작은 결단이 일어나길 바랄 뿐이죠. 그동안 피상적으로 느껴왔던 북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피부로 와 닿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앙인이라면 그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결단을 한다든지, 그들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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