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관할구청의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주변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7.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관할구청의 시설폐쇄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주변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7.28

“예배 이후 모임 위험하다”는
 방역당국 관계자 발언 빼고 
“대면예배 안 위험하다” 주장
교회 감염은 현재까지도 계속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설마 교회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교회의 경우 밀집도가 낮고 사전의 방역 조치들이 이뤄져 지금까지 대면 예배를 통한 감염은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교회언론회 카드뉴스 ‘교회는 코로나의 주요감염원이 아닙니다’ 중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교회 등 종교시설의 예배 참석을 제한한 것을 두고 국내 개신교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개신교 목회자들과 관계자들은 정부가 대면 예배를 통한 집단 감염 사례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대면 예배를 막고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과연 대면 예배를 통한 집단 감염 사례는 없었을까. 

지난해 코로나19 2차 대유행 등 중심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등에서 확진자가 크게 발생하고 이뿐만 아니라 중소형 교회에서도 크고작은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교회 감염이 코로나19 확산 뇌관으로 지목됐었다. 연일 교회 관련 감염이 이어지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교회를 향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했다.

그러나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2월 ‘교회는 코로나의 주요감염원이 아닙니다’라는 카드뉴스에서 “교회의 경우 밀집도가 낮고 사전 방역 조치들이 이뤄져 지금까지 대면 예배를 통한 감염은 거의 없었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발표를 인용하며 “언론의 집중 반복, 왜곡 보도, 교회에 대한 과도한 행정조치, 다른 시설에 비해 집중발송되는 당국의 차별적 안전문자 등이 교회에 대한 부정적 낙인효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월 1일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당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대면 예배 허용 논란과 관련해 “낮은 수준의 밀집도를 유지하면서 방역수칙을 엄격히 지킨다면 대면예배 자체가 감염 위험도를 높이는 행위는 아니다”며 “교회에서 대면예배를 통한 감염이 사실상 지금까지는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손 반장은 “(정규 종교 활동) 이후 식사 모임, 폐쇄 공간에서의 모임이 이뤄지는 경우 환자 수가 계속 양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한국교회언론회 카드뉴스에는 이 발언이 빠져 있다.

손 반장은 2월 10일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도 “예배 같은 경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거의 없었지만 그 외에 소모임이나 식사, 특히 개척교회 등과 같이 작은 교회에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민혁명당 창단준비위원장을 맡은 전광훈 목사가 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국민혁명당 대국민담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민혁명당 창단준비위원장을 맡은 전광훈 목사가 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국민혁명당 대국민담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4

결국 그의 말은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킨 정식 예배에서 집단 감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을뿐, 예배 후 소모임이나 식사 등에서는 감염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교회언론회는 ‘교회가 코로나의 주요감염원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종교시설 특히 교회에서는 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국내 코로나19 감염경로 중 집단감염 발생 장소를 분석한 결과 종교시설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대본이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 20일부터 1년이 지난 올해 1월 19일까지 집단감염 관련 주요 시설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종교시설 관련 확진자가 5791명(17%)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퍼진 신천지 관련 감염은 5214명(16%)로 2위였다.

종교시설 중에서도 집단감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개신교’였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이 지난 2020년 5월 1일부터 올해 2월 24일까지 종교시설 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총 54건 중 개신교가 51건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총감염자 수도 2953명으로 천주교 19명, 불교 0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재까지도 크고 작은 교회 내 집단 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대구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하루 120여명이 늘었는데, 이 가운데 80명은 교회 관련이었다.

지역에 같은 명칭을 쓰는 자매교회가 있고 교인 간 활발한 교류가 확산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부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진행한 예배를 매개로 한 모임 등의 위험성을 누차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일부 교회들이 이러한 위험성은 고의로 빠뜨린 채 “대면 예배를 통한 감염은 없었다”는 당국 발언만 내세워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 것은 ‘교회가 코로나의 감염원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교회 지붕 위에 걸린 십자가. ⓒ천지일보 2020.12.28
교회 지붕 위에 걸린 십자가.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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