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경기도 파주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제공: 최재형 캠프) ⓒ천지일보 2021.8.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경기도 파주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제공: 최재형 캠프) ⓒ천지일보 2021.8.4

4일 화상으로 출마 선언식

崔 “무너져가는 대한민국

지켜만 볼 수 없다” 출사표

도덕성과 결단력 최대강점

인지도 부족 계속… 약점 꼽혀

일각선 ‘본인만의 정책’ 강조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미담 제조기’로 불리며 도덕성이 최대 강점인 최 전 원장이 어떠한 비책을 가지고 약점을 극복하며 대선을 준비할지 주목된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이용해 출마 선언식을 진행했다. 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며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외교를 비판하며 “당당한 외교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대통령의 한 마디에 오로지 이념과 정치적 목적에 따라 국가의 근간이 되는 정책이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결정되고 집행되는 것을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는 것은 불편하고 어렵다고 하지만 저는 감사원장으로 있으면서 현 정권의 일이라도 검은 것은 검다 하고, 흰 것은 희다 했다”면서 “아무리 중요한 대통령의 공약이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집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고,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여러 정책을, 감사원으로서는 사전에 막을 수 없었다”며 “그들은 정치적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면 국민을 내편 네편으로 분열시키는데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고 감사원장직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정부‧여당을 겨냥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매표성 정책으로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보았다.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고, 미래세대의 짐”이라며 “문제의 근원은 제도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을 제왕적으로 행사하는 것에 있다. 국정운영에 적법 절차를 준수하고 그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법과 원칙이 살아있는 나라,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나라,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잇고, 내 집도 마련할 수 있는 나라, 우리의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에서 살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나라”라며 “시장경제 원리에 반하고 이념을 앞세웠던 정책 운용을 확 바꿔야만 한다”고 자신이 만들 대한민국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열린캠프’ 프레스룸 공개 행사에서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8.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열린캠프’ 프레스룸 공개 행사에서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8.2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냄과 동시에 야권 통합의 포석을 두고 다른 야권 주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특히 야권에서 선두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의 라이벌로 불리는 만큼, 이번 선언을 계기로 야권의 확실한 투톱의 자리를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 전 원장의 강점으로는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답게 도덕성을 빼놓을 수 없다. 최 전 원장은 소아마비가 있어 다리를 쓰지 못하던 친구를 고등학교 시절 2년간 업고 같이 등하교했다. 이 친구가 강명훈 변호사다.

최 전 원장은 1975년, 강 변호사는 이듬해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이 둘은 1981년 나란히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이러한 우정에 힘입어 강 변호사는 최 전 원장의 후원회장까지 맡아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또 최 전 원장의 또 다른 미담으로는 입양한 자녀들이 있다. 최 전 원장은 부인과 두 딸을 낳은 뒤 2000년과 2006년에 각각 작은아들과 큰아들을 입양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5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입양 후 몇 년간은 힘들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이해와 인내가 필요했다”면서도 “영진이가 (유학을 위해) 떠나면 맛있는 라면이랑 떡볶이, 부침개는 누가 만들어 주나 걱정”이라고 온화한 면모를 보였다.

이런 온화하고 애틋한 최 전 원장은 일에서는 똑부러지고 시원시원한 결단력과 강단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 전 원장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적절성에 관해 감사원 감사를 진행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법조인으로 주목받았다.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권과 마찰을 빚었고 결국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퇴 후 정치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또 다른 강점으로는 병역문제이다. 육군 법무관 출신인 최 전 원장은 조부인 독립운동가 최병규 선생의 후손이다. 부친은 최영섭 해군 대령이고 삼촌, 아들까지 장교와 부사관, 병장으로 제대했다.

군 면제를 받은 윤 전 총장 등 여야의 다른 대선후보에게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점은 병역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20·30대 남성들에게 최 전 원장이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이점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20

다만 이런 최 전 원장에게도 극복 과제는 남아있다.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오래 재직하면서 정치에 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지지율이 낮고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점, 감사원장직을 조기에 사퇴한 점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최 전 원장이 대선 경선까지 본인만의 확실한 정책을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이번 출마 선언과 맞물려 중도 외연까지 흡수한다면 자연스레 약점들은 회복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성과 도덕성, 결단력 등 대권을 위해 흠잡을 곳이 없는 후보”라며 “제대로 된 정책을 내세운다면 전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이번 선언을 기점으로 공식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5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인지도를 쌓고 하락세인 지지율을 반등시킬 계획이다. 그는 보수 진영의 텃밭이자 자신의 고향인 경남 진해와 대구 등 영남 지역에서부터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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