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사회 인식 의심스러울 정도”

국힘 기습 입당 배경엔 “내가 대장이라는 것”

“국힘 묻고 중도 지향성, 처‧장모 리스크 방패용”

“이낙연, 송기인 신부 영입은 영남 외연 확장”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일 1논란으로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번에는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처했다.

만일 여권 후보였더라면 이미 야권과 언론의 집중포화로 콩가루가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오늘은 또 어떤 ‘폭탄급’ 발언을 쏟아낼지 궁금해지는 와중에 일각에선 ‘아무말 정치’가 전략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를 두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3일 오후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의도 하이킥(51회)에 출연해 “윤석열 후보는 정치 훈련이 안 됐기 때문”이라면서 “정치는 메시지가 요체인데, 전혀 훈련이 안 됐다. 준비 안 된 대선 후보다. 정세균 전 총리의 말처럼 불량후보”라고 직격했다.

또 “윤 후보가 아무말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기본소득 주려면 뭐하러 세금 걷나. 주 120시간 발언, 대구 민란, 이한열 열사 앞에서 부마항쟁 언급, 페미니즘을 저출산과 연결하는 몰이해 등 1일 1논란”이라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인으로서는 문제가 있다.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인식이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엄 소장은 역대 대통령 선거를 거론하고 “지난 선거를 보면 모두 준비된 후보의 정당에서 승리했다. 이번 대선은 2012년 대선과 판박이 양상”라면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됐고, 국가 비전을 내놓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어수선하다. 아무말이나 내뱉는 준비가 미흡한 정당으로 국민의 뇌리에 각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돈 없으면 부정식품 사먹으라고요. 이게 공정입니까”라고 되물으며 “야권 주자 1위 아니냐. 품격 있는 개념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나아가 정치 담론을 풍성하게 해야 할 사람은 정치인들이다. 본인도 이제 정치인이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8.3

이날 방송에서는 윤 후보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자리를 비운 날에 기습 입당을 한 배경도 짚어봤다. 당초 지난 2일 입당할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예상보다 빨라 갖가지 추측이 나돌았다.

엄 소장은 “다들 기습이라고 표현하지만 조용히 들어갔다. 그런데도 스포트라이트를 다 받았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면서 “당 지도부가 공백 상태였다. 국민의힘을 대신한 중도 이미지를 지향하는 전략 아니겠느냐. 국민의힘 칼라에 묻히면 지지율 확장성에 좋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있으면 하나의 구성 부분으로 보일 수 있으니깐 마치 당을 접수하듯이 전격적으로 파고들었다. 내가 대장이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아닌 자기 자신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처와 장모 리스크로 자신이 궁지에 몰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국민의힘으로부터 받아내기 위한 측면도 있다”며 “국민의힘을 방패막이 삼아 검증공세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결단력도 보여주고 여권과 각을 세우면 세울수록 지지층은 단단해질 것이고 잘한 선택이라고 봐진다”고 거듭 밝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주최로 열린 청년 토크 콘서트에서 화상으로 청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공: 이낙연 캠프) ⓒ천지일보 2021.7.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주최로 열린 청년 토크 콘서트에서 화상으로 청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공: 이낙연 캠프) ⓒ천지일보 2021.7.29

민주당 내 주류인 이른바 친문 세력의 정신적 대부로 평가되는 송기인 신부가 이낙연 전 당 대표를 택한 이유도 따져봤다. 송 신부는 과거 민주화 운동 당시 온몸으로 민주주의 가치의 물줄기를 끌어온 인물로, 현재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박 평론가는 “선거 지형을 분석할 때 아직도 지역주의 성향이 강하다. 대통령 선거는 더욱 그렇다. 확연히 달라진다”면서 “송기인 신부 영입은 호남 인구수가 적기 때문에 호남대망론에 문제가 있다. 영남 지역에 외연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산 경남 지역에 영향력이 큰 송기인 신부를 모신 것은 뿌리깊은 지역주의를 뛰어넘기 위한 시도로, 양측 간 생각이 맞아 떨어졌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차정인 부산대총장, 김종철 정의당 대표, 김경수 도지사, 송기인 부마재단 이사장, 정세균 국무총리, 허성무 창원시장, 박재규 경남대 총장.(제공=경남도)ⓒ천지일보 2020.10.16
왼쪽부터 차정인 부산대총장, 김종철 정의당 대표, 김경수 도지사, 송기인 부마재단 이사장, 정세균 국무총리, 허성무 창원시장, 박재규 경남대 총장. (제공: 경남도)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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