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광고 속의 가상모델 ‘로지’ (출처:신한라이프 광고캡처) ⓒ천지일보 2021.8.3
신한라이프 광고 속의 가상모델 ‘로지’ (출처:신한라이프 광고캡처) ⓒ천지일보 2021.8.4

뉴노멀 현상, MZ세대 중심서 유행 
광고·음악 등 삶의 부분 점차 변화 
정부도 시대흐름에 동참하기 시작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Metaverse)’가 새로운 문화소비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산업경제 뿐 아니라 문화·연예계에도 가상세계가 펼쳐지면서 ‘또 하나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다. 1992년 출간된 SF 소설 ‘스노크래시’에서 유래됐으며, AR(증강현실)·VR(가상세계)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모두가 포함된다. 가상공간 안에서는 자신을 대신한 아바타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고 업무 수행할 수 있는데, 실제로 팬 미팅은 물론 가상 학교생활 나아가 경제활동까지 이뤄진다. 가상 세계지만 또 하나의 현실인 셈이다.

◆메타버스, 왜 일상 돼가나

메타버스가 빠르게 확장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사회가 일상화되면서다. 이런 뉴노멀(New Normal) 현상은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MZ세대(밀레니엄, Z세대)를 중심으로 강하게 유행하고 있다. 이는 어린 시절 경험한 디지털 세상 덕분이기도하다. 추억 속 ‘싸이월드 미니미’가 대표적인 예로, 나만의 미니미를 위해 집을 꾸미고 타인과 소통, 경제 활동도 했다. 나를 대신한 아바타지만 그 공간에서 살아 움직였고 감정을 느낀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상세계를 통해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 미국의 힙합가수 ‘트레비스 스콧(Travis Scott)’은 지난해 4월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을 통해 자신의 아바타로 공연을 벌였는데, 1회에 10분씩 총 5회의 공연으로 277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벌어들인 수익만 2천만(한화 200억원) 달러로 오프라인 공연보다 더 큰 수익을 창출했다.

아이돌그룹 에스파(aespa) ‘블랙맘바’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가상캐릭터 (출처: 뮤직비디오 캡처) ⓒ천지일보 2021.8.3
아이돌그룹 에스파(aespa) ‘블랙맘바’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가상캐릭터 (출처: 뮤직비디오 캡처) ⓒ천지일보 2021.8.4

국내에서도 삶 곳곳에 변화가 일고 있다. 먼저 광고계에 새 바람을 느낄 수 있다. 2020년 12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공개한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인 ‘로지(Rozy)’를 통해서다. 로지는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콘텐츠의 한 형태로서 소통을 강조한 존재로 만들어졌으며, 현재 2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광고 모델에서 뛰어난 춤 실력을 선보여 이름을 더 알리고 있다.

지난 1998년 음악계에서도 국민의 시선을 빼앗던 존재가 있었다. 국내 최초 사이버 가수 ‘아담’이다. 데뷔 앨범 ‘Genesis’는 20만장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고 음반과 CF 모델 등의 활동으로 5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얻기도 했다.

SM엔터테이먼트 소속 걸그룹 ‘에스파’의 경우 데뷔 당시 캐릭터 아바타가 함께 주목됐다. 실존 인물 4명에, 자신의 자아 콘셉트의 캐릭터 아바타 4명을 포함해 총 8명이 데뷔한 것이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는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와의 협업을 통해 블랙핑크를 3D 아바타로 재현해 팬 사인회를 진행했고 전 세계 4600만 명이 접속했다.

게임 분야도 빠뜨릴 수 없다. 지난 2018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는 게임 캐릭터로 만들어진 가상 그룹 ‘K/DA’가 데뷔했다. 캐릭터 아리, 아칼리, 이블린, 카이사는 케이팝 스타일로 보컬과 랩, 춤을 선보였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에스파 '넥스트 레벨'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멤버들의 캐릭터 (출처: 뮤직비디오 캡처) ⓒ천지일보 2021.8.3
에스파 '넥스트 레벨'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멤버들의 캐릭터 (출처: 뮤직비디오 캡처) ⓒ천지일보 2021.8.4

◆메타버스, 미래 어떻게 바꾸나

메타버스의 미래는 무진무궁(無盡無窮)하다. 그동안 게임 등 일부 콘텐츠를 중심으로 발전해왔으나 이제 산업 전반적으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시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먼저 교육부와 환경부는 가상세계 안에서 이뤄지는 ‘2021 환경방학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밖에 나가기 어려운 여름방학 기간 게임을 하듯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환경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확장 프로그램이다. 직접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환경과제를 수행하고 태양광 발전기 찾아 인증사진 찍기, 바다 쓰레기 분리수거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게임 캐릭터로 만들어진 가상 그룹 ‘K/DA’가 데뷔했다. 사진은 뮤직비디오 속에서 캐릭터 아리가 노래를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1.8.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게임 캐릭터로 만들어진 가상 그룹 ‘K/DA’가 데뷔했다. 사진은 뮤직비디오 속에서 캐릭터 아리가 노래를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1.8.4

문체부와 한국문화정보원도 지난달 27일 확장 가상세계를 활용해 ‘2021년 제1회 문화정보화협의회’를 열었다. 메타버스를 통해 입장한 참석자들은 국악공연 관람 후 시상식, 확장 가상 세계 관련 특별 강연 등을 했다.

문체부 김현환 기획조정실장은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가 새로운 문화소비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는 MZ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문화향유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도 국민들이 문화·체육·관광을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장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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