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9회말 2사 3루 김현수가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9회말 2사 3루 김현수가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위기 뒤에는 반드시 찬스”라는 야구의 명언이 딱 들어맞는 경기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이 1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야구남자 녹아웃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1-3으로 끌려가다가 9회말 김현수의 끝내기 안타로 2점차를 뒤집는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뒀다.

B조 예선에서 미국에 패해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더블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대진을 치르게 된 한국은 A조 2위로 올라온 도미니카공화국과 만났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양팀 모두 9회였다.

8회까지 1-3으로 끌려가던 한국은 9회초 도미니카에게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여기서 1점을 더 빼앗기면 남은 9회말 마지막 이닝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한듯 김경문 감독은 승부수를 띄운다. 마무리투수 ‘끝판왕’ 오승환을 마운드로 올린 것이다.

하지만 오승환이 1루에 견제구를 던진 공이 1루수 뒤로 빠지면서 외야까지 흘러갔고, 그 사이 주자는 3루까지 가면서 무사 3루의 위기를 맞았다.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오승환의 진가가 발휘됐다. 연속 두 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전진수비를 펼치고 있었던 오지환이 3루주자를 묶어두면서 2사 3루로 바뀌었고, 남은 한 타자를 1루 땅볼로 막아내 멋지게 불을 껐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 9회초 교체 투입된 한국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 9회초 교체 투입된 한국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큰 위기를 넘긴 한국에게 9회말 바로 찬스가 왔다.

선두타자로 대타 최주환이 친 깊숙한 땅볼을 2루수 예프리 페레즈가 다이빙하며 잡는 듯했으나 글러브에 들어가지 못했고, 페레즈가 공으로부터 시선까지 잃는 사이 최주환은 1루로 무사히 들어가는 행운의 내야안타가 나왔다.

한국은 대주자 김혜성으로 교체했고, 김혜성이 박해민의 타석에서 과감하게 2루를 훔쳐 무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박해민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적시타를 쳐내 2-3으로 한 점차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강백호의 진루타로 1사 2루가 된 한국은 3번타자 이정후가 좌익수 방향 2루타로 결국 동점을 만든 데 이어 승리찬스까지 연결시켰다. 다음 타자 양의지가 2루 땅볼로 이정후는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진 2사 3루의 끝내기 찬스에서 김현수가 2구 만에 낮은 몸쪽공을 걷어올려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한국은 국가대표팀 데뷔전에 나선 선발투수 이의리가 5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제몫을 해줬고, 고비 때마다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 이의리가 1회초부터 2연속 안타와 폭투까지 던지면서 먼저 선취점을 내줘 자칫 흔들릴 수 있었으나 이후 세 타자를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추가실점 없이 잘 막았다.

그러자 한국에게도 곧바로 1회말에 찬스가 왔다. 한국은 박해민과 강백호의 연속안타로 무사 2, 3루를 만든 데 이어 이정후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의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다만 한국이 1점을 얻는 데만 그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기회를 놓쳤고 결국 경기를 끌려가고 말았다.

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 9회말 2사 3루에 끝내기 안타로 역전승을 만든 김현수가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 9회말 2사 3루에 끝내기 안타로 역전승을 만든 김현수가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한국은 매이닝 주자가 출루했으나 집중타가 나오지 못하면서 추가 득점을 뽑는 데 실패했고 결국 4회초에 도미니카 프란시스코에게 전광판을 맞추는 중월 큼직한 2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대역전승으로 승리를 거둔 한국은 2일 낮 12시에 예선 상대였던 이스라엘과 재대결을 펼친다. 이스라엘은 3위 간 대결에서 멕시코를 이기고 올라왔다. 만약 한국이 이스라엘을 이기면 최소 동메달 결정전은 확보하게 된다. 한국이 이스라엘을 이길 경우 일본-미국 승자와 결승행을 놓고 다투게 되며, 여기서 지더라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팀과 바로 결승진출을 놓고 재차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질 경우는 패자부활전을 거쳐야 하기에 험난한 여정을 걷게 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