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신경전 양상
‘백제 발언’ ‘盧 탄핵’ 공방
국민적 피로도 높아질 듯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원팀’ 협약식을 한 지 하루도 안 돼 또다시 난타전을 벌였다. 서로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대선 본경선 내내 진흙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지사와 민주당 이낙연 전(前) 대표 간 신경전이 두드러진다.
이 지사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표결 논란을 겨냥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게 문제”라면서 “똑같은 상황에서 이중플레이한다”라고 직격했다.
‘백제’ 발언 논란을 두고선 “지역주의를 깨자는 선의의 발언을 가지고 내가 조장했다는 것”이라며 “황당할 정도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전남지사 시절 공약 이행률도 문제를 삼았다.
이재명 캠프 이경 부대변인은 “당시 이 전남지사의 공약이행 평가는 전국 최하위”라며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거나, 그렇지 못할 바에는 사과하시라”고 촉구했다.
반면 이 전 대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총리와 당대표 시절 각종 성과를 언급하고 “그걸 애써 눈감으면서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하는 건 정치적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거기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지역주의 프레임은 우리 사회의 상처인데, 이를 이용한 이재명 지사의 ‘백제 발언’은 참 아프다”고 논평했다.
그러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두 사람을 동시에 겨냥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에 대해 “국정경험이 부족하고 경제를 모른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선 “총리 시절 부동산도 제대로 못 하고, 집권 초기 지지율 덕을 본 것이지 성과가 뭐가 있냐”고 직격했다.
대선주자 간 이런 난타전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26~28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묻는 전국지표조사((NBS) 조사를 한 결과(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3.1%p), 이 지사 25%, 윤석열 전 검찰총장 19%, 이 전 대표 12%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와 비교하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지지율은 2%포인트씩 동반 하락한 수치다.
이처럼 대선 본경선이 정책경쟁이 아닌, 과거에 매몰된 이전투구 양상으로 계속 흘러갈 경우, 국민적 피로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