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39)이 증권사기와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고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맨해튼 소재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밀턴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던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주가를 띄우기 위해 제품, 기술, 미래 전망 등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밀턴은 전문적이지 않은 개인 투자자(개미)들을 겨냥해 소셜미디어와 방송·신문·팟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대중에게 직접 거짓말과 사실을 호도하는 발언을 일삼았다"며 "사업의 거의 모든 측면에 관해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특히 밀턴은 "스스로의 배를 불리고 기업가로서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라고 검찰은 지적했다.

밀턴의 기소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니콜라 주가는 장중 최대 11%까지 급락했다. 다만 검찰은 니콜라 법인은 기소하지 않았다.

수소전기트럭 개발 계획을 내놓으며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니콜라는 지난해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고, 제너럴모터스(GM)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는 등 승승장구하다 '니콜라는 사기 회사'라는 내용의 공매도업체 보고서가 나온 이후 나락으로 떨어졌다.

공매도업체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니콜라가 실제로 수소전기트럭을 생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음에도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니콜라가 과거 공개한 전기트럭 주행 영상이 자체 동력이 아닌 언덕 위에서 굴러가는 장면을 찍은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GM이 파트너십을 대폭 축소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자 밀턴은 보고서 공개 2주 만에 CEO직에서 물러났다.

당초 의혹을 부인하던 회사 측은 올해 2월 외부 로펌을 통한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해 밀턴이 2016년부터 지난해 기업공개(IPO) 때까지 부정확한 발언을 한 적이 많다고 인정했다.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도 이 회사 지분 절반을 올해 안에 매각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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