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제휴사 할인 중심으로 운영된 기존의 ‘T 멤버십’을 고객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새로운 혜택 프로그램으로 재탄생 시킨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를 오는 8월 중 선보일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6.30
SK텔레콤이 제휴사 할인 중심으로 운영된 기존의 ‘T 멤버십’을 고객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새로운 혜택 프로그램으로 재탄생 시킨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를 오는 8월 중 선보일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6.30

T멤버십 전면 개편 추진에서

기존 ‘즉시 할인형’ 병행키로

‘적립형’ 선택 가능, 4Q 시행

“고객 의견 경청해 방향 적용”

 

통신 업계, 전체적 혜택 줄여

“요금 인하→혜택 축소 이어져”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SK텔레콤의 멤버십 개편을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혜택의 단순 축소나 확대가 아닌 통신 분야 1위 사업자의 대대적인 개편인 만큼 고객들의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면서 SK텔레콤이 이를 수용한 해결책을 내놓게 됐다.

29일 SK텔레콤은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적립형’ 멤버십으로의 전환과정에서 나타난 고객의 반발에 막혀 기존 ‘즉시 할인형’을 유지하고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선택형’ 멤버십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고객은 ‘할인형’과 ‘적립형’의 두 가지 방식 중 본인의 소비패턴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변경된 멤버십 프로그램은 개발 과정 등을 거쳐 4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개편 계획보다 2개월가량 지연된 것이다.

새로운 멤버십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고객은 다양한 제휴처에서 적립된 포인트를 본인이 원하는 특정 사용처에서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는 ‘적립형’과 기존처럼 멤버십 가맹점에서 즉시 할인을 받는 ‘할인형’ 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멤버십 개편은 지난 1997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SK텔레콤 모델이 멤버십 제휴사에서 멤버십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7.30
SK텔레콤 모델이 멤버십 제휴사에서 멤버십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7.30

◆적립형 반대 이유와 개편 취지는

애초 SK텔레콤은 적립형 멤버십으로 전면 개편을 꾀했다. SK텔레콤이 새로 만든 멤버십 유형인 ‘적립형’의 핵심은 적립이다. 기존의 할인형은 멤버십 가입자가 바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지만 적립형은 ‘선결제’가 필요하고 고객이 쌓아두고 관리해 사용하는 구조다. 이를 두고 즉시 할인을 선호하는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왔다. 제휴사에만 좋은 개편이지 멤버십 혜택 축소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SK텔레콤 측은 멤버십 개편을 통해 혜택이 축소되는 부분은 없다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유용하게 쓰기 좋은 데다가 개편을 통해 적립식의 새로운 혜택을 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멤버십이 적립식으로 바뀌어도 혜택이 줄어드는 방향은 아니라는 얘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 성향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고객의 소비 성향에 따라 할인형이 좋을 수도, 적립형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T멤버십 가입자 수는 1400만명가량으로 추산되는데 개편 이벤트로 인당 2000포인트(2000원 가치) 이상을 준다고 하면 약 300억원을 쓰는 셈”이라며 혜택 축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업계도 SK텔레콤이 의도적으로 ‘혜택 축소’를 단행하려고 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고객과 제휴처에 모두 좋은 아이디어 성 기획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안 좋아서 선택지를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취지에서 기존 ‘할인형’ 멤버십도 유지하며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한명진 SKT 마케팅그룹장은 “멤버십 개편과 관련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세심하게 듣고 개선방안을 고민했다”며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고객 친화적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개편해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1.7.30

◆할인형 vs 적립형, 무엇이 바뀌나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적립형 멤버십은 SK텔레콤이 제휴사 할인 중심으로 운영된 기존의 T멤버십을 고객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새로운 혜택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든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다. 기존 제휴사별 단순 할인 혜택에서 벗어나 포인트 프로그램, 리워드·이벤트 참여형 프로그램, 할인 티켓 및 입장권 제공 등 혜택의 다양화로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또한 제휴사에는 포인트 적립·사용 과정에서의 재방문율 제고 및 제휴사의 구독상품 개발을 통한 새로운 BM 창출을 통해 단순 제휴 프로그램을 넘어선 상생 구조의 플랫폼으로써의 효용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제휴사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단순 할인형보다 이용자 활성화를 돕는 적립형이 더 반가운 제도다.

특별한 점은 기존의 적립 포인트들이 0.1~5% 수준의 낮은 적립률로 해당 업체에서만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개편되는 멤버십 포인트 제도는 적립률이 이용 금액의 5~30%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베이커리,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 다양한 업종의 약 90개의 제휴사에서 자유롭게 포인트를 적립하고 원하는 곳에 제한 없이 몰아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제휴사에서의 결제 금액 일정 비율 적립 외 앱에서 참여할 수 있는 룰렛, 출석체크 등 다양한 미션 참여를 통해서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또 앱 내에서 광고를 시청하면 보상 포인트를 얻는 방식으로도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포인트 적립뿐 아니라 기존 ‘T Day’ 및 ‘VIP Pick’ 등 인기 혜택 프로그램은 유지된다. ‘더블 적립’ ‘50% 적립’ ‘1+1 쿠폰’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VIP 대상 연 12회 무료 관람, 전 고객 대상 1매당 최대 3500원 할인을 제공하던 영화 혜택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변경 이후에도 기존 T멤버십과 동일하게 가입 기간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로 고객들에게 VIP, Gold, Silver의 등급이 부여되며 고객들은 등급별 지정된 혜택을 받게 된다.

포인트는 1포인트당 1원의 가치를 가지며 포인트 유효기간은 적립 시점부터 5년이다. 적립처에서의 일 최대 적립 횟수 및 한도는 일 1회/20만원이 기본이나 제휴사별로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포인트는 회원 간 가용포인트에 한해 선물하기가 가능하다.

SK텔레콤 홍보 모델이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7.29
SK텔레콤 홍보 모델이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7.29

◆줄어드는 통신사 혜택, 개편에 불똥

통신사의 멤버십 혜택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영화 무료 관람 혜택이 눈에 띄게 축소됐다. 원래는 통신 3사가 연 12회 무료 관람 혜택을 줬지만 현재 SK텔레콤과 KT는 그 횟수가 줄고 LG유플러스만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원인은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 축소와 통신 요금 인하 때문이다. 통신 업계는 이미 3사의 독점 체재로 점유율이 굳어진 상황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5G 서비스 출시 당시 사회로부터 요금 인하 압박이 셌고 이로 인해 돈을 받고 팔아야 하는 서비스의 가격이 내려가니 무료로 주던 부가 혜택을 줄이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의 멤버십 개편을 ‘고객을 위한 기획’으로 보기보다는 ‘혜택 축소를 위한 개악’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편은 멤버십 혜택 축소와 큰 관련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추측건대 나름대로 (SK텔레콤이) 고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멤버십을) 구성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고객이 적립형 멤버십을 사용해보면 그 혜택의 편리함을 알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혜택이 될 것 같아서 결정한 개편이지만 고객 지향적이어야 하니까 (고객의 의견을 수용해) 선택 옵션을 도입해 유연하게 대응했다”며 “적립식이 더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실제로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적립식이 더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적립형과 할인형 선택지가 주어지지만 이는 SK텔레콤이 어떻게 마케팅을 하느냐에 따라 좌지우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부터 혜택을 선택하게 할 때 현장에서 영업을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지금은 선택지를 주는 방식으로 여론을 잠재우고 마케팅으로 적립형을 밀어주면 SK텔레콤이 원하는 바대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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