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018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018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꾸준한 ‘친서 소통’ 결정적 작용

정의용 “북한, 대화 문 열어”

로이터 ‘남북 정상회담 준비’ 보도

靑, “사실 아냐… 논의한 바 없어”

연합훈련 등 풀어야할 숙제도 많아

코로나 대유행도 걸림돌 작용할 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과 그에 따른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관심사는 ‘4차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다. 28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북한도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열리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남북 양측은 전날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 소식을 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간 친서 교환 등 합의를 통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의 친서 교환은 지난 4월 4.27 판문점 정상회담 3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게 시작이었다. 두 정상은 최근까지 수차례 친서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에서 “친서 교환 횟수나 방식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문서 형태의 친서였고, 적법한 통로를 통해 소통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친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남북 모두 오래 고통 받고 있다” “하루속히 이를 극복해 나가자”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남북 관계가 이렇게 오랜 기간 단절되어선 안 된다”며 조속한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코스타리카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 ⓒ천지일보 DB

정 장관도 이날 국립외교원이 개최한 ‘한반도 비핵화와 아시아의 평화’ 주제의 ’2021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하노이 이후에도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있다”며 “남북간 사실상 최초의 운용적 군비통제 합의인 남북 군사합의도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통신선 연결은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남북 정상들의 의지가 명확히 표현된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남·북 정상 간의 의미 있는 7·27 합의를 계기로 남북 관계의 진전이 북미 관계의 진전으로도 이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지난 5월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며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상호 선순환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국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남북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대면 회담이 최선이지만 화상 정상회담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또 북한이 지난해 폭파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재건설하는 방안도 논의 중’ 이라고 전했다.

통신선 연결과 함께 자연스레 직접 접촉에 대한 기대감과 네 번째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도 피어오르고 있지만,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 중’ 이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4.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4.19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은 이미 밝혔듯 사실이 아니고 논의한 바도 없다”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건설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가장 낮은 단계의 조치”라며 “이제 출발선에 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수석은 “통신선 복원만으로는 충분한 대화와 협상의 수단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제 남북 간 각급 실무협의 접촉을 해나가게 될 텐데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을 구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지금의 기류가 남북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직면한 과제는 8월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다. 한미와 국방부는 다음달 16일부터 하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시기와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북한의 이후 반응에 따라 연합훈련 시행 방안에 대한 한미 군사 당국의 고심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서는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남북관계와 한반도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연합훈련 조정도 예측하고 있다.

또 다른 과제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있다. 북한이 감염 위험에 극도로 예민하기 때문에 대면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능성이 있는 방안은 화상을 통한 협의인데 논의 진전에 한계가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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