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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지는 건축은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과 삶이 있듯이 공간도 그러할 것이다. 이미 똑같은 공간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이 균질하게 살고 노력하고 있는 아파트 생활이 지배적이다. 좋은 것에 대한 열망도 덩달아 똑같다. 균질성은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비슷한 결과물을 찍어낸다. 

선호하는 공간도 자신의 자존감을 살리면서 살아야 하는 것을 잊고 지내왔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건축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혹 설계 과정에서 해프닝이 생기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자신이 살고 싶은 공간이 잡지책이나 TV프로에서 봤던 그 장면과 동일시하면서 자신의 전부를 맡기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은 흥미로운 프로그램의 일부가 아닐 텐데도 그 일부에 집착하기 일쑤다. 오히려 ‘아름다운 집을 지어주세요!’ ‘재미있는 집을 지어주세요!’라고 하는 게 더 솔직하고 명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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